투자전문가 “과도한 투기…시장이 미쳤다”
미국 증권시장이 도널트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 가능성에 기대를 거는 모양새다. 소위 ‘트럼프 테마주’로 분류되는 종목들이 최근 미국 증권시장에서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로이터통신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22일(현지시간)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스팩)인 디지털 월드 애퀴지션(DWAC)의 주가가 88% 폭등했다. 주가는 6거래일 연속 상승하면서 175% 급등한 49.69달러를 기록했다. 2022년 5월 이후 최고 수준이다.
이는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에 도전한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가 전날 경선 포기를 선언한 데 따른 영향이다.
디샌티스 주지사는 ‘리틀 트럼프’로 불리며 일찌감치 주목받았으나 조기하차했고, 트럼프의 공화당 후보 지명 가능성이 더욱 커졌다.
DWAC 주가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아이오와 코커스(당원대회)에서 과반 득표로 압승하면서부터 상승세를 탔다.
이 회사는 2021년 10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소셜 미디어 플랫폼인 ‘트루스 소셜’의 모회사 ‘트럼프 미디어 & 테크놀로지 그룹’(TMTG)과의 합병을 발표했으나 이후 규정 위반 등의 문제로 난항을 겪고 있다.
지난달 DWAC 측은 올해 1분기에 TMTG와의 합병을 완료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CNBC 방송은 트루스 소셜이 2022년 2월 첫 선을 보인 뒤 지난해 상반기까지 총 7300만달러(1000억원)의 손실을 냈다고 지난해 11월 전한 바 있다.
보수파들에게 인기 있는 동영상 공유 플랫폼 럼블(Rumble)의 주가도 이날 36%급등해 4.89달러를 기록했다. 소프트웨어 개발업체 펀웨어(Phunware)는 41% 급등한 36센트로 상승했다. 이 업체는 트럼프의 2020년 재선 도전 때 전화 애플리케이션을 만들기 위해 계약을 맺은 바 있다.
이날 급등 이후 DWAC의 시가총액은 18억5000만달러(2조5000억원), 럼블은 13억7000만달러(1조8000억원), 펀웨어는 1억2000만달러(1600억원)다.
SPAC에 초점을 맞춘 펀드를 보유한 ‘액셀러레이트 파이낸셜 테크놀로지스’의 최고경영자(CEO)인 줄리언 클리모흐코는 이들 주식의 상승이 과도해 투기적 도구에 가깝다면서 “시장이 완전히 미쳤다”고 말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2021년 1월 6일 지지자들의 미국 의사당 난입 사태로 트위터 이용이 금지되자 미디어 기업 TMTG를 설립하고 트루스 소셜 플랫폼을 열었다. 그러나 트위터를 인수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금지를 취소한 뒤 수개월 후트위터(현 엑스·X)로 돌아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바이든 현 대통령을 앞서며 재집권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지난해 11월 뉴욕타임스(NYT)가 시에나대와 함께 6개 경합주(네바다·조지아·애리조나·미시건·펜실베이니아·위스콘신주) 3662명 유권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48%가 트럼프 전 대통령을, 44%가 바이든 대통령을 선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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