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세권 상점가·지하도 등 1403개 점포 하나의 ‘활성화 구역’으로 지정
센터서 온라인 판로 개척 돕고 청년 사장엔 경영 컨설팅·홍보비 지원도
100여곳 공동세일 ‘부평블랙데이’·버스킹·축제로 2030세대 발길 끌어
국철 1호선과 인천지하철 1호선이 연결되는 인천 부평역 앞 원도심 상권. 이곳은 가장 많은 점포 수로 기네스북에 등재된 지하상가, 젊은이들의 일상이 공존하며 최근 핫플레이스로 떠오른 평리단길 등 지상 공간이 어우러진 인천 북부권의 대표적 상권이다. 전국적으로 발길이 몰리면서 ‘사람이 모이고, 돈이 돌던 곳’이었다. 한때 일대에만 약 8만명 규모의 커뮤니티가 활동했던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최근 20∼30년 인근 송도·청라·구월동을 포함해 경기 부천에서 신도시 및 대규모 택지지구 개발이 이뤄졌다. 이 영향은 부평역의 상권 분화와 인구 유출에 소비 침체라는 부정적 여파로 고스란히 전달됐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감염병 대유행 이후 온라인과 모바일 같은 비대면 쇼핑 확산에 따라 오프라인 중심의 부평 원도심 주요 업종들이 큰 타격을 입었다. 이에 부평구가 직접 뛰어들어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바로 ‘부평 상권 르네상스’ 프로젝트다.
◆5개년 종합계획 본격화 대대적 개혁 나선다
24일 구에 따르면 중소벤처기업부 공모의 이번 사업은 5년간(2022∼2026년) 총 80억원 규모로 진행된다. 먼저 구는 흩어져 있던 상권을 한데 묶어 시너지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역세권 전통시장 및 상점가(문화의거리·테마의거리), 지하상가(신부평·부평역·중앙·시장로터리)를 하나의 활성화 구역으로 지정했다. 11만8100㎡ 면적에 점포 수만 1403개에 이른다.
2022년 10월 선포식을 기점으로 핵심 과제 4개 분야와 32개의 세부 일정이 추진되고 있다. 관심을 끄는 콘텐츠를 개발하고, 지역 구성원들과의 협의와 의견 수렴으로 한층 내실을 기한다는 방침이다. 구에서 벌이고 있는 도시재생뉴딜 일환인 ‘지속가능부평 11번가’, 문화도시 및 굴포천 생태하천 복원 등과도 연계해 측면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구는 ‘더 큰 부평’으로 도약할 수 있는 디딤돌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당장 직면한 문제점으로 장사하는 젊은이들이 지속적으로 빠져나가는 것과 기존 세대들의 경직성이 꼽힌다. 시대 흐름에 발맞춘 변화가 요구된다. 미래 주역인 청년들 육성에 행정력을 모으고 있다. 영업 중인 청년들의 경영 개선과 업종 전환 등을 조언하는 컨설팅이 대표적이다. 새롭게 창업을 희망하는 때 홍보비를 보태 주는 ‘A TO Z’ 사업도 벌인다. 당초 삶의 터전으로 삼고 있던 이들에게는 인식 전환 교육, 국내외 선진지 견학, 워크숍 등이 제공된다. 특성화 방향을 모색하고 더 나은 서비스를 펼치기 위한 취지다.
최대 취약점인 오프라인 중심의 영업을 서둘러 탈피하고자 힘쓴다. 온라인 판로 개척과 대응력 강화에 관심을 기울인다. 첫걸음으로 ‘디지털 상권센터’를 선보였다. 문화의거리 고객지원센터를 리모델링한 것이다. 3층은 라이브커머스 스튜디오 및 유튜브 크리에이터 룸으로 꾸며졌다. 2층에는 디지털 역량을 향상하는 교육장이 들어섰다. 앞서 실시간 방송 판매도 성공적으로 마쳤다. 점포별 평균 4회의 전파를 송출하며 온라인 상품 판매망 필요성을 재차 각인하는 계기가 됐다는 평이다.
◆누구나 좋아할 캐릭터 앞장 차별화 브랜딩
또 다른 현안은 지금까지와는 다른 이미지 구축이다. 이에 ‘자이언트 몰’이라는 공동브랜드를 개발, 지난해 12월 부평역 광장 앞과 시장로터리 교통섬에 시선을 사로잡는 홍보 조형물을 설치했다. 6개 상권을 상징하는 것으로 퍼즐을 맞추듯 이웃들이 힘을 모아 일궈낸 지금의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빅트리, 부흥, 샤샤, 고엠지 등 각각의 캐릭터가 자이언트 몰 간판 옆으로 앙증맞게 서 있다. 이를 활용해 가로환경 정비에 나서는 한편 고객들의 편의 증진 차원에서 12곳에 웨이파인딩(바닥 이정표)을 뒀다.
인도에 무분별하게 놓여 불편과 함께 인상을 찌푸리게 했던 음식물 쓰레기통 문제도 해결했다. 안전 취약지와 쓰레기 무단투기 상습구역에 다목적 폐쇄회로(CC)TV 16대를 갖춰 깨끗한 이미지와 더불어 각종 사건·사고 같은 긴급상황 발생 시 신속하게 대응해 큰 호응을 얻었다. 구는 여기에 더해 디지털 지주간판, 지능형 기둥(스마트 라이트 폴) 등 설치로 현대적이면서 매력적 분위기를 연출해낸다.
르네상스 프로젝트가 추구하는 주요 키워드는 문화와 소비의 결합이다. 동시에 2030세대를 자발적으로 이끌기 위해서도 고민한다. 이를 융합해 야심 차게 내놓은 게 ‘부평블랙데이(BB-DAY)’다. 통합 공동세일 행사로 100여곳이 참여해 손님들을 반갑게 맞는다. 소비자들은 합리적 가격으로 구입하고 여러 경품까지 얻을 수 있어 구매를 유도한다. 이 기간 최대 80% 할인율을 적용해 전국에서 이어진 발걸음으로 매출이 평소보다 2∼3배 오르는 효과를 거뒀다. 가족·연인·친구가 다 같이 즐기면서 각광받고 있다.
평리단길 스탬프 투어를 비롯해 버스킹 공연, 원데이 공예 클래스 등 다양한 이벤트를 마련해 한곳에서 쇼핑과 재미, 휴식까지 누릴 수 있다. 지난해 7월 펼쳐진 문화 페스타도 새 숨을 담는 마중물의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문화도시 부평의 대표 자산으로 꼽히는 풍물축제 이외에 처음으로 도로를 하루 통제했다. 국내 유명 음악가들이 잇따라 무대에 오르며 구민들에게 환상적인 여름밤을 선사했다. 최대 관객 5만명의 고객이 유입된 것으로 구는 분석했다.
추가적으로 △나이트 프리마켓 △쇼핑거리 퍼레이드 △수제맥주 축제 △헤어쇼·패션쇼 △스타 가요제 △12월N부평(연말 크리스마스 트리 및 포토존)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열기를 더욱 고조한다.
부평구 관계자는 “취약점은 관리·보완하는 작업으로 경쟁력을 높이겠다. 남은 3년의 일정을 거쳐 상인과 구민 그리고 지역사회가 모두 상생할 수 있는 활기찬 원도심의 상권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차준택 인천 부평구청장 “하천 복원·도시재생 속도… 올 하반기 이후 속속 완료”
“굴포천 생태하천 복원과 도시재생 뉴딜사업이 속도를 내면서 하반기부터 완료될 것입니다.”
차준택(사진) 인천 부평구청장은 24일 세계일보와 인터뷰에서 달라진 지역의 모습이 조만간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밝혔다. 먼저 구청∼부평1동 행정복지센터 1.5㎞ 구간의 물길이 모습을 드러낸다. 이 사업은 인천 최초의 하천 살리기 프로젝트다. 물줄기를 덮은 콘크리트를 걷어내는 것으로 지난달 기준 55%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주차장으로 사용하던 복개 하수박스를 철거 중이고 동시에 유지용수 관로는 매설한다. 당초 완공 시점을 올 연말로 계획했지만 내년 상반기까지 연장됐다. 친수공간과 보도교 추가 설치가 이뤄지기 때문이다.
‘지속가능부평 11번가’와 관련해 차 구청장은 “쇠퇴한 원도심에 상업·문화 기능을 접목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자 한다”며 “일자리 창출, 지역 상권 활성화 및 확산, 보행 환경 개선 등 여러 일정이 동시다발적으로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복개천 공영주차장 자리에 도심 속 더위를 식힐 수 있는 휴식처인 스마트 연못, 미디어월, 문화행사 공간 등을 내달에 선보인다”고 덧붙였다.
이번 문화의거리 연장이 끝나면 일대 보도가 1m 확장되고, 전신주 14본과 통신주 13본을 지중화해 보행자들은 더욱 안전하고 편리하게 다닐 수 있게 된다. 과거 미군부대 오수정화조부지에 마련된 혁신센터에는 푸드플랫폼과 행복주택 같은 앵커 시설이 들어선다.
국내를 넘어 세계적인 이목을 끌고 있는 부평풍물대축제는 한층 업그레이드된다. 차 구청장은 “시 무형문화재 제26호로 1997년부터 28회째 계속되고 있다”면서 “풍물을 중심으로 음악, 무용, 전시, 체험 등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내용을 개선해 왔다”고 강조했다. 이런 노력을 인정받아 정부의 ‘2024∼2025 문화관광축제’로 격상되는 성과를 거뒀다.
올해 재산세와 지방교부세만으로도 전년 대비 125억원 이상 덜 걷힐 것으로 예상돼 허리띠를 바짝 졸라맬 것이라는 차 구청장은 “세수 감소에 따른 가용재원 축소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재정 자립·자주도 역시 하락했다”며 “불필요·중복사업은 과감히 일몰하는 한편 선택과 집중으로 어려움 타개에 모든 행정력을 쏟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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