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희숙 “수도권 소구력 있는 분”
친윤계선 반감… 실현 미지수
유승민(사진) 전 의원이 최근 신당행(行)설을 일축하며 “당을 지키겠다”고 밝히자 수도권 선거에 그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여권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개혁·중도 성향이 강한 유 전 의원에게 수도권 선거대책위원장을 맡기거나 경기 험지에 전략 공천하는 방식으로 바람을 일으켜야 한다는 것이다.
이 같은 주장은 주로 친윤(친윤석열) 색채가 옅은 수도권 출마자를 중심으로 나오고 있다. 서울 중·성동갑에 출마하는 윤희숙 전 의원은 30일 SBS 라디오에서 유 전 의원이 당에 잔류하지만 공천 신청은 안 하겠다고 한 데 대해 “전체 총선의 판때기에서 희생하는 정치인의 모습을 만들어줄 수 있는 곳에 배치를 하든 당에서 알아서 하라는 뜻”이라며 “국민의힘에 기여하겠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당에서 그렇게) 안 할 이유가 없다. 수도권 소구력이 있는 분”이라며 “본인도 좋고 당도 좋다”고 말했다.
그러나 윤석열 대통령과 유 전 의원이 구원(舊怨)이 있고, 현 정부에 비판적인 유 전 의원에 대한 친윤계의 반발도 강해 가능할지 미지수다. 유 전 의원은 2022년 6·1 지방선거 경기지사 후보 경선에서 윤 대통령과 가까운 김은혜 전 의원에게 패한 후 “공정도, 상식도 아닌 경선이었다. 윤석열 당선자와의 대결에서 졌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때문에 ‘유승민 역할론’을 현실화하기 위해선 여권 주류가 먼저 유 전 의원과 신뢰를 회복하려는 모습을 보이는 게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유 전 의원과 가까운 한 인사는 통화에서 “유 전 의원의 성격상 ‘어디를 달라’고 먼저 요구하지도 않을 테고, 당에서 선대위원장을 하라고 해도 백의종군하겠다고 할 것”이라며 “용산(대통령실)에서 먼저 용인해야 하는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유 전 의원 본인이 역할하는 게 도움된다고 당에서 진정성 있게 판단한다는 것을 확인하면 역할을 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정영환 공천관리위원장은 다만 ‘유승민 역할론’에 관한 이날 취재진 질문에 “큰 역할을 하셨지 않나. 안 나가는 것으로”라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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