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 27개국이 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에 대한 500억유로(약 72조원) 규모의 장기 지원안에 합의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 의장은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특별 정상회의 개회 직후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지도자 27명 모두 EU 예산 내에서 우크라이나에 500억유로를 추가 지원하는 데 동의했다”며 “이번 합의로 우크라이나에 대한 꾸준하고 장기적이며 예측할 수 있는 자금 조달을 확보하게 됐다”고 밝혔다.
샤를 의장은 또 “우리는 합의했다. 단결했다”며 “EU는 우크라이나 지원의 리더십과 책임을 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27개국 모두 동의했다는 미셸 의장의 설명을 고려하면 회의 시작 전 열린 막판 협상에서 그동안 반대 의사를 밝혔던 헝가리가 이를 철회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해 12월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는 이번 지원안에 대해 거부 의사를 분명히 했었다.
이번 장기 지원은 EU 예산안 사항으로 27개국 정상 전원이 찬성해야 확정된다. 우크라이나에 올해부터 4년간 500억유로를 지원하는 이번 예산은 지난해 여름에 결의됐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친한 오르반 총리는 EU 집행위가 법치주의를 무시하는 반민주적 행태를 문제 삼아 헝가리에 경제부흥자금을 할당해주고도 이를 동결시키자 반감을 드러낸 바 있다.
EU 정상들은 이날 정상회의에 앞서 약점이 많은 헝가리 경제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는 여러 조치를 하기로 집행위와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는 2022년 2월 러시아 침공 후 전쟁으로 세수가 부족해 달마다 50억달러의 재정적자를 보고 있으며, 교육과 보건, 연금 및 공무원 보수 등 국정 수행에 큰 지장을 받았다. 미국과 함께 우크라이나 재정에 한정해 지원에 나선 EU는 작년 통틀어 매달 15억유로씩 모두 180억유로(26조원)를 지원했다.
한편 미국에선 하원을 장악한 야당인 공화당이 조 바이든 대통령이 내놓은 우크라이나 2차 지원 특별예산 610억달러(81조원)를 멕시코와의 남부 국경 이민자 쇄도를 이유로 계속 보이콧해 성사되지 못했다. 앞서 미국은 지금까지 우크라이나에 군사 및 구호, 재정과 관련해 1100억달러(146조원)를 지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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