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워크재킷 붐업((Boom-up) 됐던데 좋은 매물 가져가세요~”
중고거래 플랫폼에 특정 브랜드 워크재킷(Work Jacket)을 검색하자 3000개가 넘는 상품을 확인할 수 있었다. 워크재킷 인기는 지난해 가을부터 시작돼 올해 주요 유행으로 자리 잡았다. 유행이라고 누구나 쉽게 특정 브랜드의 워크재킷을 손에 넣을 수는 없다. 새 제품은 발매 가격의 2배 가까운 금액으로 거래되고 심지어 중고 제품은 더 비싼 경우도 있다.
30일 중고거래 플랫폼에 올라온 ‘칼하트’ 워크재킷 가격대를 확인한 결과, 20만원대부터 60만원대가 주를 이룬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작업복인 ‘워크웨어(Work Wear)’와 ‘빈티지(vintage)’ 스타일이 유행하면서 워크재킷 가격이 급등했다. 사이즈와 디자인에 따라선 최대 80∼90만원선에 거래되기도 한다. 새 제품 역시 웃돈을 줘야 살 수 있다. ‘칼하트’ 워크재킷은 리셀 플랫폼에서 발매 가격이 30만원대지만 사이즈에 따라 60만원까지 팔리고 있다.
일할 때 입는 옷을 뜻하는 워크웨어는 실제로 광부, 목수 등이 입던 옷에서 유래했다. 지금은 패션 중 하나로 인정받고 있다. 작업복 특성상 매우 질기고 튼튼한 원단으로 만들어지고, 연장이나 도구를 수납할 수 있는 주머니가 많다. 프랑스 노동자가 입었던 프렌치 워크재킷과 1910년대부터 미국 광부나 노동자가 입던 작업복이 대표적인 형태다. 워크웨어 브랜드로는 칼하트, 디키즈, 리바이스 등이 잘 알려진 편이다.
지난 28일 빈티지 워크웨어 인기를 확인하기 위해 서울 종로 구제시장을 방문했다. 첫 번째로 방문한 동묘는 평일 낮에도 사람들이 북적였다. 60대 이상 연령대가 많은 것이란 고정관념과 다르게 이날 동묘에는 10~20대 손님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대부분 방학을 맞은 고등학생이나 대학생이었다.
구제시장을 찾은 고등학생 일행에 워크웨어의 인기 비결을 물었다. 이들은 같은 학교 친구로, 동묘에 종종 빈티지 의류를 구매하기 위해 들른다고 했다. 그 중 빈티지 칼하트 워크재킷과 디키즈 워크팬츠를 입은 한 명이 가장 눈에 띄었다. 워크웨어 의류를 착용한 황인표(16)군은 “이 자켓도 올해 1월쯤 동묘에서 구매했다”며 “오늘은 셔츠를 구매하러 친구들과 놀러왔다”고 들뜬 표정으로 말했다. 나현준(16)군은 “모두가 워크웨어를 좋아하는 것은 아니지만, 요즘 친구들 사이에서 유명한 건 맞다”고 덧붙였다.
워크재켓의 인기는 구제 의류 판매장에서도 체감할 수 있었다. 방문한 동묘 구제 의류 판매장 1~2곳을 제외하고는 모두 칼하트 워크재킷이 품절 상태였다. 동묘 한 구제 의류 판매장 직원 A씨는 “최근 워크재킷이나 칼하트 브랜드를 찾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며 “(제품을 찾는) 손님들 나이대는 10대부터 20~30대까지 다양한 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 매장은 대부분 유럽이나 미국에서 수입해와 꾸준히 매물은 들어온다”면서도 “주말이 지나면 워크재킷 등이 다 빠진다”고 부연했다.
두 번째로 방문한 곳은 광장시장 수입구제상가다. 이곳에서 빈티지 의류 판매장을 운영 중인 황병욱(24)씨에게서 워크재킷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그는 동묘에는 칼하트 워크재킷 매물이 많지 않았다는 경험담에 “아마 인기가 많아서 물건이 금방 빠졌거나 가격이 워낙 비싸다 보니 매장에 진열을 안 한 것일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황씨 설명에 따르면 칼하트 워크재킷 가격은 색상, 사용감, 디자인, 제작년도 등에 따라 다르다. 황씨는 “평균 가격은 20~40만원대”라며 “상태가 좋고 디자인, 색상이 예쁘면 50만원이 넘는 제품도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그는 “워크재킷이 큰 인기인지 잘 모르겠다”며 “입는 사람 체형이나 분위기에 따라 호불호가 나뉘기 때문에 찾는 사람만 찾는 느낌도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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