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조한기 “역사적 죄인이 인재?”
한동훈, ‘입단속’ 경계령
국민의힘 성일종(충남 서산·태안) 의원이 인재육성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예로 든 조선통감부 초대통감이었던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 발언 논란이 벌어진 이후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국민 눈높이에 맞는 언행을 요청한다”며 ‘입단속’에 나선 가운데, 한 달 뒤로 다가온 제22대 총선 앞두고 확산될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페이스북에 ‘이토 히로부미는 잘 키운 인재 – 국민의힘 성일종-’이라는 글을 올려 비판한 바 있다.
서산·태안 민주당 조한기 후보는 6일 기자회견을 열고 “조선 침략과 강점의 원흉이자 동아시아를 전쟁의 참화로 끌고 간 역사적 죄인을 인재라고 추켜세우며 일본 극우주의자의 역사 인식을 대변하다니, 성 의원은 도대체 어느 나라 국회의원이냐”고 비난했다.
이어 “성 의원이 2017년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비슷한 글을 올린 바 있어 이번 언급은 실수가 아니라 확신에 찬 반복”이라며 “이번 발언에 대한 분명한 해명과 석고대죄 없이 또다시 선거에 나서는 것이 가당한 일이냐”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성 의원에게 공개토론을 제안하며 “토론의 형식·시간·장소는 성 의원이 제시하는 것을 모두 따르겠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성 의원은 이날 출마선언 기자회견에서 “지역사회에서 학생들을 응원하는 의미를 잘 받아서 훌륭한 인재로 커 대한민국과 지역에 기여하라는 취지였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성 의원은 3·1절 이틀 뒤인 지난 3일 서산장학재단 장학금 전달식에서 “미국이 일본을 무력으로 굴복시켰을 때(흑선 사건) 일본의 작은 도시 하기(萩)에 있던 청년 5명이 ‘영국으로 유학을 다녀오겠다’며 주 정부에 장학금을 요청했다”며 “하지만 법적으로 장학금을 줄 수 없자 재정국장이 금고 문을 열어둔 채 나갔고, 청년들은 금고에 있던 금괴를 갖고 영국으로 가서 공부하고 왔다”는 일화를 소개했다.
이어 성 의원은 “그렇게 공부하고 돌아와 해군 총사령관 등을 했는데, 그 중 한 사람이 이토 히로부미”라며 “다음 세대를 키울 (장학)제도가 없을 때 (재정국장이) 금괴를 훔쳐 갈 수 있도록 만들어주고, (이토 히로부미 등이) 그 금괴로 공부하고 난 뒤 일본을 완전히 개발시켰다”고 강조했다.
또 “(이토 히로부미가) 한반도에 끔찍한 사태를 불러온 인물이고 그만큼 우리에게 불행한 역사이지만, (일본이) 우리보다 먼저 인재를 키웠던 선례”라며 “지역사회가 여러분을 응원하고 있다는 것을 늘 기억하고 미래에 조국을 위해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 진지하게 고민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전날 논란이 일자 주요 당직자와 공천이 확정된 후보들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 “낮은 자세로 국민 눈높이에 맞는 언행을 해줄 것을 요청한다”며 ‘입조심’ 경계령을 내렸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