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해져"
스웨덴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32번째 회원국으로 공식 합류한 가운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나토가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해졌다”고 선언했다. 나토 회원국들을 ‘미국에 안보를 의존하는 무임승차자’라고 비난하며 나토 탈퇴 가능성까지 거론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7일(현지시간) 백악관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성명에서 “스웨덴을 나토의 32번째 동맹국으로 맞이하게 된 것을 영광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울프 크리스테르손 스웨덴 총리는 이날 미국을 방문해 스웨덴의 나토 가입 문서를 미 국무부에 기탁했다. 이로써 스웨덴의 나토 가입 절차는 서류상으로 완료됐으며, 조만간 벨기에 브뤼셀의 나토 본부에서 스웨덴 국기 게양식이 열릴 예정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북대서양을 사이에 둔 두 대륙의 안보는 스웨덴이 나토에 합류하면서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해졌다”고 단언했다. 이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향해 “그(푸틴)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을 때 그는 ‘유럽을 약화시키고 나토를 분열시킬 수 있다’라고 생각했다”며 “그 대신 나토는 매우 유능한 군대를 가진 두 파트너, 스웨덴과 핀란드를 나토 정식 회원국으로 받아들이는 역사적인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나토의 분열과 약화를 노린 푸틴의 의도와 달리 나토는 더욱 확대되고 강력해졌다는 뜻이다.
스웨덴은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에 충격을 받아 수백년간 지켜 온 군사적 중립 노선을 내던지고 이웃나라 핀란드와 함께 나토 가입을 신청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매우 유능한 군대를 가진 두 파트너’라는 표현을 쓴 것처럼 양국의 군사력은 강력하다. 싱크탱크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의 2022년도 자료에 따르면 징병제 국가인 핀란드는 현역과 예비역을 더해 25만여 명의 병력을 보유하고 있다. 한동안 모병제를 실시하다가 다시 징병제로 돌아선 스웨덴은 병력 규모는 3만명 정도로 작지만 무기나 장비 면에선 잘 무장된 편이다. 주력 전투기를 스스로 개발해 양산할 만큼 군수산업이 발전한 것도 스웨덴의 강점이다. IISS는 스웨덴과 핀란드가 나토에 가입하는 경우 나토 연합군이 28만명의 병력과 200대 이상의 전투기를 추가로 확보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나토를 “세계 역사상 가장 위대한 군사동맹”이라고 치켜세웠다. 그러면서 나토의 단합을 거듭 강조했다. 이는 다분히 트럼프를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공화당 후보로 확정된 트럼프는 재임 시절(2017년 1월∼2021년 1월) 동맹국을 경시하고 나토를 폄훼하는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켰다. 최근에도 나토 회원국들이 방위비를 제대로 지출하지 않고 있다면서 ‘러시아의 침공을 받더라도 미국은 그들을 돕지 않을 것’이란 취지로 말해 유럽 동맹국들을 경악케 만들었다.
마침 올해 나토 창설 75주년을 맞아 오는 7월 미국 수도 워싱턴에서 나토 정상회의가 개최된다. 미국 대선을 불과 4개월 앞둔 시점이다. 나토를 둘러싼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의 견해차가 대선에서 주요 쟁점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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