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혁신당 지지율 상승세에 위성정당 더불어민주연합을 띄운 더불어민주당의 속내가 복잡하다.
20일 뉴스1과 정치권에 따르면 이재명 대표는 전날 현장 유세에서 "요즘 우리가 잠시 헷갈리는 것 같은데 민주당의 비례정당은 더불어민주연합"이라고 강조했다.
이같은 언급의 배경엔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는 조국혁신당이 있다. 조국혁신당은 조 대표를 비례 순번 2위로 하는 비례대표 후보 순번 투표 결과를 발표했다. 박은정 전 검사, 황운하 의원 등 반(反)윤석열 인사를 전진 배치하면서 윤석열 정권 심판론에 힘을 싣는 모습이다. 이는 이 대표의 민주당과 같은 노선이다.
여론조사 전문업체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11일부터 15일까지 휴대전화 97%, 유선전화 3%의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비례대표 정당 투표 의향을 물은 결과 조국혁신당 지지율은 26.8%를, 국민의미래(31.1%)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조국혁신당을 둔 민주당 내 셈범 계산은 3주 앞으로 다가온 총선까지 이어질 분위기다. 이른바 '지민비조'(지역구는 민주당, 비례대표는 조국혁신당) 기조가 좀처럼 누그러들 기미가 보이지 않자 이 대표와 민주당도 위기감을 드러내고 있다.
이 대표는 전날 백승아 더불어민주연합 공동대표와 함께 강원 유세 현장을 돌며 "민주당이 만든 비례정당을 아는가. 헷갈리면 안 된다. 더불어민주연합"이라고 했다.
백 공동대표 또한 이른바 '몰빵론'을 언급 "이제는 몰빵이 아니라 더불어몰빵이라 외치겠다"며 "민주당과 더불어민주연합, 더불어몰빵으로 윤석열 정권을 심판하자"고 강조했다.
여기에 조 대표의 최근 인터뷰와 함께 전남 해남·완도·진도 공천권을 따낸 올드보이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의 발언이 논란이 일고 있다.
앞서 조 대표는 한 유튜브 방송에서 최근 지지율 상승세와 관련 '윤석열 대통령이 너무 싫은데 민주당도 찍기 싫어서 조국혁신당을 찍겠다는 시민이 많다'고 했고, 박 전 원장은 조국혁신당 '명예당원'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이에 이 대표는 조 대표에 대해선 "설마 그렇게 말씀하셨겠는가"라고 했고, 박 전 원장에 대해선 "민주당의 후보라면 당연히 명예당원을 하더라도 더불어민주연합의 명예당원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당 지도부는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조 대표와 박 전 원장 인터뷰 영상을 게시 "민주당 후보가 이러면 되겠는가. 매우 부적절하다"며 "민주당 소속 국회의원들이 눈물을 머금고 탈당, 제명절차를 거쳐 입당한 비례정당이 있는데 명예당원을 하려면 거기에서 해야지, 이게 뭔가"라고 비판했다.
정 최고위원은 "우군보다 아군이 더 많아야 한다는 이재명 대표의 속타는 심정을 알고도 이러는가, 몰라서 이러는가"라며 "당 지도부 일원으로서 심각한 사안으로 최고위원회의서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총선을 22일 앞둔 19일 현재 판세에 대해 "반드시 달성해야 할 목표는 1당이지만 상황이 녹록지 않다"며 "좀 더 욕심을 낸다면 민주당 자체로 151석 하는 것이 최대 목표"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강원 춘천중앙시장 및 명동거리를 방문한 뒤 기자회견을 갖고 "전국적으로 국민의힘의 과반을 저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이자 목표"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표는 "민주당이 독자적 과반을 확보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정국이 매우 불안정해질 수 있다"며 "특히 국민의힘이 1당이 되거나 지금 170석을 언급하는데 정말 현실이 될 수도 있다"고 했다.
그는 "국민의힘이 과반인 상황이 생기면 지금까지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나락으로, 또 시스템적으로 회복하기 어려운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을 국민께서 고려해 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마무리 수순인 공천에 대해선 "더 시간이 없다. 오늘 저녁에는 다 정리를 해야 할 것"이라며 "국민 눈높이에 맞는, 당원, 지지자 의견을 취합해서 합리적인 최적의 결론을 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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