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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의대생 하루 만에 230명 ‘유효 휴학’ [의대 정원 배분 후폭풍]

입력 : 2024-03-21 19:10:45 수정 : 2024-03-21 21: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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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칙 지킨 휴학… 누적 8590건 달해
의협 회장 투표율 역대 최고치 전망
‘강성 후보’ 당선 땐 투쟁 수위 고조

정부가 2025학년도 의대별 입학정원 배분 결과를 발표한 20일 하루 만에 200명이 넘는 의대생들이 유효 휴학을 신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금까지 유효 휴학계를 제출한 의대생은 전체 의대생 절반에 육박하고 있다.

 

22일까지 진행되는 대한의사협회(의협)의 회장 선거 투표율은 역대 최고치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정부의 의대 증원에 반대하는 ‘강성 후보’가 당선될 경우 의·정 갈등이 더 확산될 우려도 나온다.

정부가 의대 증원 배분 발표를 한 20일 대구 한 의과대학 강의실이 의대생 집단 휴학으로 인해 조용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21일 교육부에 따르면 전국 40개 의대의 전날 하루 유효 휴학 신청 건수는 5개교 230건으로 집계됐다. 이로써 유효 휴학 신청 건수는 누적 8590건이 됐다. 지난해 4월 기준 전국 의대 재학생(1만8793명)의 45.7% 규모다.

 

유효 휴학 신청은 학부모 동의, 학과장 서명 등 학칙에 따른 절차를 지켜 제출된 휴학계다. 다만 교육부는 형식 요건을 갖췄더라도 “동맹휴학은 휴학 사유가 아니므로 허가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동맹휴학으로 승인된 휴학은 아직 1건도 없었다는 게 교육부 설명이다.

 

전국 40개 의대 중 수업 거부가 확인된 곳은 8개 대학이다. 교육부는 나머지 32곳이 개강을 연기했거나 휴강 중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40개 대학 중 수업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 곳은 한 곳도 없는 셈이다.

 

수업 거부가 이어지면, 학생들은 집단 유급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대부분 의대는 학칙상 수업일수의 3분의 1 또는 4분의 1 이상 결석하면 F 학점을 주는데, 한 과목이라도 F 학점을 받으면 유급 처리된다. 고등교육법 시행령상 정해진 학교 수업일수는 ‘매 학년도 30주 이상’이다. 야간 보충수업 등을 하더라도 1년에 30주 이상 수업일수를 확보하면 되기 때문에 교육부는 아직 집단 유급까지는 여유가 있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의대생들을 복귀시킬 만한 이렇다 할 방법은 없어 보인다. 정부 역시 매번 설득하겠다는 말만 반복하고 있다. 김동원 고려대 총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의대생들은 전날 정부의 의대 정원 발표 이후 더 강경해질 것으로 보인다”며 “의료계가 행동을 완화할 만한 명분이 필요한데, 지금은 그런 명분이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학생들의 집단 유급사태를 막기 위해 학사일정을 조정하고 있다고도 전했다.

 

전날부터 진행 중인 의협 회장 투표 결과가 22일 저녁 발표될 예정인 가운데 차기 의협 회장이 누가 될지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강성 후보가 당선될 경우 향후 대정부 투쟁의 수위가 더욱 높아질 수 있어서다. 이번 선거에는 의협 비대위 조직강화위원장을 맡은 박명하 서울시의사회장과 주수호 의협 비대위 언론홍보위원장,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장, 박인숙 전 국회의원, 정운용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부산·경남지부 대표 등 5명이 출마했다. 정 대표를 제외한 나머지 네 후보는 의대 증원에 반발하고 있으며, 수위의 차이는 있지만 네 후보 모두 대체로 강성으로 분류된다. 강성 회장이 당선될 경우 개원가 집단 휴원 등으로 전공의나 의대생의 투쟁에 힘을 보탤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19일 오전 부산대 양산캠퍼스 의과대학 한 강의실에서 교수와 의대생들이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방침에 반발하는 팻말을 들고 있다. 이날 부산대 의과대학 교수협의회는 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25일부터 자발적으로 사직서를 제출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투표는 22일 오후 6시까지 전자투표 방식으로 치러지며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다득표자 2명을 두고 오는 25∼26일 결선 투표를 통해 최종 당선자를 가려낸다.

 

의협에 따르면 선거 첫날 투표율은 50% 기록했고, 이틀째인 이날 오전까지 투표율은 55% 수준을 기록했다. 의협 관계자는 “투표율이 50%를 넘는 게 자주 있는 일이 아니다”며 “첫날 50%를 넘었다는 것은 그만큼 이번 사태 해결에 대한 의협 회원들의 관심이 크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어 “내일까지 투표가 진행되기 때문에 투표율이 60%를 넘을 가능성도 있는데, 이 경우 60%를 간신히 넘었던 직선제 초대 회장 선거의 투표율 기록을 넘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정우·이지민·윤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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