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무대를 누비며 한국 축구를 넘어 세계적인 스타로 자리 잡은 ‘캡틴’ 손흥민(32)이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 공식전 400번째 경기에 출전하는 금자탑을 쌓았다. 구단 역사상 비유럽인 최초로, ‘리빙 레전드’ 손흥민의 업적 쌓기는 현재진행형이다.
손흥민은 3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런던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024시즌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와의 EPL 31라운드에서 선발로 출전해 풀타임을 소화했다. 토트넘은 경기 시작 5분 만에 브레넌 존슨이 선제골을 터뜨렸지만, 웨스트햄에 실점을 허용하며 1-1 무승부에 만족했다. 스트라이커로 나서 경기 종료 휘슬 때까지 그라운드를 누빈 손흥민은 공격 포인트 작성엔 실패했다.
이날 출전으로 손흥민은 토트넘 소속 공식전 400경기 출전이라는 새역사를 썼다. 2015년 입단한 뒤 9년 만에 달성한 기록이다. 손흥민은 토트넘 역사상 14번째로 400경기 출전을 이뤘다. 1882년 창단한 토트넘은 14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전통 있는 명문 구단이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구단 최초로 비유럽인 주장 완장을 찬 손흥민은 또 최초로 비유럽 출신 400경기 기록을 썼다. 이 부문 최고는 1969∼1986년 토트넘에서 활약한 스티브 페리맨(854경기)이다.
손흥민보다 역대 출전 순위에서 한 계단 위에 있는 선수는 수비수 모리스 노먼(13위·411경기·1955∼1965년)이다. 이번 시즌 리그 8경기를 남겨 놓은 손흥민은 다음 시즌 노먼을 비롯해 12위 존 프랫(415경기∙1969∼1980년), 11위 필 빌(420경기∙1963∼1975년)의 출전 기록을 가뿐히 넘길 것으로 보인다. EPL 역대 최다 합작골(47골)의 진기록을 쓴 ‘단짝’ 해리 케인(435경기·2011∼2023년)도 사정권에 있다. 케인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독일 바이에른 뮌헨으로 떠났다.
손흥민은 구단 통산 득점 부문에선 상위권에 위치할 만큼 토트넘에서 수많은 골을 퍼부었다. 직전 루턴 타운과 30라운드 홈 경기에서 2-1 승리를 이끄는 결승골을 터뜨린 손흥민은 1960년대 활약한 웨일스 출신 공격수 클리프 존스(159골)를 넘어 이 부문 5위(160골)에 이름을 올렸다. 1위는 케인(280골)이다. 지미 그리브스(266골), 보미 스미스(208골), 마틴 치버스(174골)가 뒤를 이었다.
토트넘 구단은 이날 손흥민의 기념비적인 400경기 출전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알리며 축하했다. 손흥민의 기록을 축하하며 특별 애니메이션 헌정 영상도 제작했다. 한글로 ‘사백’이리고 적힌 사진첩을 시작으로 영상이 시작되는데, 손흥민이 자신의 상징인 ‘찰칵’ 세리머니를 펼치면서 그의 역사를 기억했다.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 작성한 데뷔골부터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 개장 첫 골, 푸스카스상 수상, 케인과 합작골 기록, 골든부트(득점왕) 수상, 주장 선임 등까지 영상에 손흥민의 발자취가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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