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의 이스라엘 공습 소식에 비트코인 가격이 한때 6만1000달러선까지 하락했다. 불과 일주일 전과 비교해 15%가 급락한 것이다. 비트코인의 발행량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반감기가 이달 말 예상되지만 그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4일 가상자산 중계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이날 오전 5시55분쯤 6만1593달러를 기록했다. 이란이 이스라엘을 향해 공격 드론(무인기)과 탄도미사일 등을 이용한 공습을 강행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직후 가격이 8% 급락한 것이다. 바이낸스 등 일부거래소에서는 한순간 6만1000달러선이 무너지기도 했다. 7만2000달러선을 돌파한 지난 8일과 비교하면 15.1% 하락한 수준이다. 이날 오전 11시30분 기준 비트코인은 6만3533달러 수준으로 소폭 반등했다.
이에 따라 비트코인의 발행량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시기인 반감기가 불과 1주일 전으로 다가왔지만 이에 대한 기대효과는 줄어들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업계는 비트코인 반감기가 도래하는 날짜를 19~20일쯤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국 가상자산 분석업체 10X리서치는 “비트코인 채굴자들이 반감기 이후 50억달러 규모의 비트코인을 매도할 수 있다”며 “이로 인해 올 여름 4~6개월 동안 비트코인은 횡보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채굴기업의 수입이 급감하는 만큼 규모가 작은 채굴업자들은 반감기 이후 시장에서 빠져나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주춤한 비트코인 현물 ETF 유입세도 비트코인 가격을 낮추는 요인이 되고 있다. 미국 3월 소비자물가(CPI)가 예상치를 상회하면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시점이 늦춰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비트코인 현물 ETF는 지난 8~9일 연속 자금유출이 발생했다. 그레이스케일의 GBTC에서만 1750만달러가 유출됐다.
반면 홍콩 당국이 비트코인 현물 ETF를 승인할 수 있다는 소식은 향후 가격상승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로이터통신,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은 15일 홍콩 당국이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비트코인 현물 ETF를 승인할 수 있다고 전했다. 중국이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 투자를 금지하고 있는 가운데 홍콩이 비트코인 현물 ETF를 승인하면 이를 통해 중국 자본이 가상자산에 유입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연말 미국 대선도 가상자산 시장의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최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대표적인 디파이(탈중앙화금융) 서비스인 유니스왑에 대한 소송을 예고하며 가상자산 규제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홍성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SEC에) 이더리움 현물 ETF를 가장 먼저 신청한 자산운용사 반에크의 최고경영자(CEO)는 이더리움 현물 ETF의 5월 승인 가능성을 낮게 평가했다”며 “미국의 디지털자산 규제 환경을 변화시킬 수 있는 요인 중 하나는 트럼프 후보가 당선돼 SEC 지도부가 교체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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