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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증시 빠져나가는 외국인·기관…증권가 “경계태세 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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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4-04-20 21:57:16 수정 : 2024-04-20 21:5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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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리스크와 글로벌 금리인하 기대감 축소로 국내증시에서 외국인과 기관 자금이 급속도로 빠져나가고 있다. 이달 들어 기관은 하루(18일)를 제외하고 모두 코스피를 순매도했고, 외국인도 지난 12일 이후 18일을 제외하고 코스피를 연일 순매도했다. 증권가는 중동 리스크 확산, 원·달러 환율 상승 등으로 변동성이 커진 만큼 경계태세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5~19일 기관과 외국인은 코스피를 각각 4115억원, 1조7062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미국의 개입으로 중동 리스크가 진정된 18일을 제외하면 기관은 지난달 28일부터, 외국인은 지난 12일부터 계속 코스피를 팔아치웠다. 그 결과 코스피는 19일 장중 2553.55까지 떨어지며 지난 2월 초 수준까지 내려왔고 이후 소폭 반등해 2591.86으로 장을 마감했다.

 

기관과 외국인의 자금 이탈은 미국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를 비롯해 소매판매, 고용지표 등이 예상치를 상회해 발표되면서 미국 기준금리 인하 시점의 불확실성이 확대된 영향을 받았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인사들은 최근 “금리 인하의 시급성을 느끼지 않는다”며 연내 금리인하가 한차례, 또는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는 메시지를 내기 시작했다.

 

이와 함께 이란과 이스라엘의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가 유가와 원·달러 환율 상승을 부추겼다. 네덜란드 ASML, 대만 TSMC 등 1분기 글로벌 반도체 기업의 실적 악화도 반도체 시장 영향을 많이 받는 국내시장의 악재로 작용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장중 저점 기준으로 코스피는 4월에만 7% 급락세를 기록 중인데 미국 나스닥 –4.84%, 유로존 –3.63%, 대만 –2.22%, 중국 –1.5%와 비교했을 때 유독 낙폭이 크다”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급등락을 야기한 수급 주체는 외국인 선물매매”라며 “외국인은 선물시장에서 4월3일 이후 6조100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순매도를 기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의 이란 본토 공격으로 중동 상황은 더욱 불확실해진 상황이다. 전병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스라엘의 공격은 단순히 중동 정세의 혼란이 심화되었다는 것에 그치지 않고 미국 바이든 대통령의 리더십에 큰 의문을 제기한 셈”이라며 “이란 측 역시 미국의 의견에 동의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억지력을 갖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고민하게 될 것이나 향후 정세는 미궁 속으로 빠져들고 있으며 이란의 대응 여부에 따라서 중동지역의 열전 가능성도 높아졌다고 판단된다”고 봤다.

 

한·미·일 3국의 정책공조로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 아래를 간신히 유지하고 있지만 최근 환율 추세는 여전히 불안요소로 꼽힌다. 박수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현재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 내외까지 상승했지만 한국 외환건전성이 우려되는 상황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구두개입은 단기 환율 저항선을 만들 수만 있으며 원·달러가 추세적으로 하락반전하기 위해서는 연준의 (금리) 인하 시그널이 선행돼야 한다”며 2분기 원·달러 상단을 1420원으로 전망했다.

 

강재현 SK증권 연구원은 “최근 달러 상승 구간에서 각종 위험 지표들이 높아져 아직 주의가 필요한 구간인 것으로 보인다”며 “26일 미국 개인소비지출(PCE) 물가가 발표되면서 시장이 물가에 대해 걱정하는 부분들이 좀 완화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안승진 기자 prod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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