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아직 밝혀지지 않은 이유로 신경질환과 신장질환 등을 겪는 반려묘가 속출하는 가운데 90여 마리의 고양이가 피해를 본 것으로 파악됐다.
피해 가정과 동물보호단체는 이번 사태의 원인으로 ‘특정 사료’를 지목한다.
동물보호단체가 사료로 인한 피해를 집계한 결과 지난 21일 기준 163가구 263마리로 집계됐다. 이중 가운데 94마리가 죽었다.
대한수의사회는 이번 고양이 급성 질환의 원인을 한 제조원에서 올해 1~4월 생산한 사료로 보고 있다.
문제의 제조원이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만든 사료는 무려 20여 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선 19일 농림축산식품부는 고양이 사망 관련 사료 중간검사 결과를 발표했는데, 울산 소재 동물병원에서 검사를 의뢰한 사료 3건에 대해 유해물질(78종), 바이러스(7종)·기생충(2종)을 검사한 결과 ‘음성(또는 적합, 불검출)’으로 확인됐다.
추가로 검사 의뢰를 받은 사료 30여 건 및 부검 의뢰받은 고양이에 대해서는 유해물질, 바이러스 등을 검사 중이다.
이에 반려묘 가정에서는 그 어느 때보다 사료에 민감한 상황이다.
특정 사료가 원인인지도 불투명한 상황. 만에 하나 급여 중인 사료가 해당하는 건 아닌지 고민한다.
문제 사료 생산공장으로 지목된 한 OEM 의뢰업체들은 “해당 사료는 모두 120도에서 최소 20분간 익히는 가열공정을 거친다. 제조공정은 철저히 지킨다”며 “정확한 원인 파악 전까지 물품 공급을 임시 중단한다”고 밝혔다.
또 다른 업체는 “사망이나 치명적 질병 관련 이슈가 보고된 적은 없지만 사실 확인 전까지 급여를 중단해달라”며 “해당 제품 구매자 등 희망자에게는 이번 이슈와 무관한 다른 제조사 사료를 보내드리겠다”고 했다.
이번 논란에서 언급되지 않은 펫푸드 업체 수입산 사료는 비교적 안전한 것으로 보인다.
고양이를 키우는 기자는 이달 초 수입산 제품을 구매해 급여 중인데, 특정 사료와 같은 증세는 나타나지 않았다. 다만 언제 어떻게 증세가 나타날지는 모르는 일이다.
기자가 사용하는 사료는 ‘처방식 사료’다. 처방식 사료는 고양이의 나이나 비만 여부 등 각종 상황에 따라 맞춤으로 제조된 사료를 말한다.
고양이가 활동양이 적다보니 ‘비만 관리에 좋다’고 광고하는 사료를 사용하지만 급여기간이 길지 않아 비만에 효과적인지는 불분명하다.
한편 정부는 현재까지 고양이 급성 질환과 사료의 연관성이 밝혀지지 않았고 이에 유통금지 등은 현재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이다.
추가로 검사 의뢰를 받은 사료 30여건에 달하는 만큼 당분간 반려묘 가정의 우려는 계속될 거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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