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 주둔 비용과 관련해 ‘한국 무임승차론’을 띄우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최근 한 인터뷰에서 이와 관련해서 한 발언들이 오류투성이라는 비판이 현지 언론에서 나왔다.
미국 CNN방송은 5일(현지시간) 팩트체크 기사를 통해 공화당 대선 후보로 내정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타임지 인터뷰를 분석하면서 주한미군과 관련해 상당한 양의 오류를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타임지에 실린 인터뷰에서 한국이 자신 때문에 주한미군 주둔 비용으로 “수십억 달러를 지불하는 데 동의했다”고 말하며 “내가 떠난 지금은 거의 비용을 내고 있지 않을 것”이라거나 “그들(한국)은 조 바이든 행정부와 재협상을 통해 (주둔 비용을) 대폭 낮출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같은 인터뷰에서 자신이 협상에 나서기 전까지 “(한국이) 주한미군 4만명에 비해 너무 적은 비용을 지불하고 있었다”며 본인의 성과를 강조했다.
CNN은 바이든 행정부가 한국에게 주한미군 주둔 비용을 낮춰 줬다는 주장은 완전히 틀렸다고 지적했다. 한국은 바이든 행정부 시절 트럼프 전 행정부 때보다 더 큰 비용을 지불했다. 트럼프 행정부 때 시작된 협상을 2021년 3월 마무리하면서 한국은 주한미군 주둔 비용을 13.9% 인상했고 2025년까지 순차적으로 한국의 방위비 증액과 연동해 추가 인상을 하기로 합의했다는 것이다.
CNN은 트럼프가 주한미군을 4만명이라고 한 것도 정확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미국 국방부 공식 통계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취임하기 한 달 전인 2016년 12월31일 기준 미국은 2만6878명의 군인을 한국에 주둔시키고 있었으며,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과 새 협정을 체결하기 직전인 2018년 12월31일 기준 이 숫자는 2만9389명이었다고 짚었다.
CNN은 한국이 트럼프 전 대통령 재임 이전에 방위비를 거의 내지 않았다는 주장도 사실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2014년 8억6700만달러(약 1조원)의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을 지급했고, 2018년까지 물가 상승률에 연동해 이를 올리기로 합의했다”며 “미 의회조사국(CRS)의 지난해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일반적으로 인건비를 제외하고 주한미군 주둔에 소요되는 비용의 40~50%를 부담한다”고 덧붙였다.
CNN은 이 밖에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국의 대(對)중국 무역 적자 규모, 1·6 의회폭동 당시 사망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부담금 등 광범위한 현안에 대해 사실에 부합하지 않는 발언을 일삼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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