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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영 팀장’ 꼼수에 또 당했다…필리핀서 탈옥

입력 : 2024-05-09 06:00:00 수정 : 2024-05-09 06:4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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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재판 출석 뒤 이송 중 도주
경찰청, 필리핀 당국과 검거 공조

이른바 ‘김미영 팀장’으로 악명을 떨친 1세대 보이스피싱 조직 총책 박모(53)씨가 필리핀 현지 교도소에서 탈옥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8일 외교부와 경찰청에 따르면 박씨는 지난달 말 필리핀의 한 교도소에서 탈옥했다. 박씨는 현지 법원에서 열린 재판에 출석했다가 교도소로 이송되는 과정에서 도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청은 외교부와 함께 박씨의 검거를 위해 필리핀 당국과 공조하고 있다.

 

'김미영 팀장' 보이스피싱 조직 총책 박 모 씨의 2021년 검거 당시 모습. 경찰청 제공

박씨는 한국에서 경찰관으로 근무하다가 수뢰 혐의로 2008년 해임됐다. 이후 2012년 필리핀에 콜센터를 개설한 후 보이스피싱 범행을 저질렀다.

박씨 조직은 당시 김미영 팀장 명의 문자메시지를 불특정 다수에게 보낸 뒤 자동응답전화(ARS)를 통해 대출 상담을 하는 척하며 피해자 개인정보를 빼내는 방식으로 수백억원을 빼돌렸다. 경찰은 박씨가 이러한 ‘김미영 팀장 사기 수법’을 고안해낸 핵심 인물로 보고 있다.

경찰은 2021년 2∼8월 현지 수사기관 등과 공조해 ‘김미영 팀장’ 조직에서 정산·통장 확보 등의 역할을 한 핵심 간부 4명을 검거했다. 이들의 검거 소식을 들은 조직원 2명은 그해 8∼9월 필리핀 코리아데스크에 자수했다. 경찰은 국가정보원과 함께 박씨를 검거하기 위해 그의 측근으로 대포통장 확보 역할을 한 A씨 첩보 수집에 집중했고, 코리안데스크는 2021년 9월25일 현지에서 그를 붙잡았다.

경찰청은 이후 다각도로 박씨의 강제 송환을 추진했으나 박씨가 일부러 추가 범죄를 저지르는 ‘꼼수’로 현지에서 수감생활을 이어가면서 송환이 지연됐다. 필리핀 현지에서 죄를 지어 형을 선고받으면 그만큼 국내 송환 절차가 늦춰진다는 점을 노렸다.


백준무 기자 jm10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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