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서특위, “한동훈 면담 진행할 것”
논란의 총선백서, 전대 전 공표될까
‘한동훈 책임론’으로 공정성 시비에 휘말린 국민의힘 총선백서특별위원회가 29일 총선 당시 사무총장을 맡았던 장동혁 원내수석대변인을 면담했다. 장 전 총장은 이날 “선거는 짧게는 윤석열 대통령의 2년, 그리고 후보 개개인 인생 전체에 대한 평가”라며 “한 사람의 책임으로 접근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취지로 마무리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쏠리는 ‘총선 책임론’을 일축한 것으로 풀이된다.
조정훈 총선백서특위 위원장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5차 전체회의를 개최한 뒤 장 전 총장과 2시간여 동안 심층 면담을 진행했다. 조 위원장은 면담 이후 기자들과 만나 “장 전 총장이 굉장히 허심탄회하게 본인의 역할의 아쉬운 점과 우리가 해야 할 점에 대해서 거침없이 이야기했다”고 밝혔다.
이날 특위 면담에서는 총선 전략, 공천 과정, 여론조사 및 당의 싱크탱크격인 여의도연구원 역할론 등에 대한 질의응답이 오갔다. 한 전 위원장의 책임론에 대한 직접적인 공방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특위 위원은 “선거 직전에 정해지는 공천 기준 등이 시스템 공천에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며 “지난 총선 때 선거대책위원회 조직이 너무 급박하게 꾸려졌다는 점에서 특정인에 대해 책임을 묻는 것이 적합하지 않다는 데 공감했다“고 말했다. 다른 특위 위원도 “여의도연구원의 부위원장 부재 문제 등을 짚었다”며 “하나의 문제보다는 총체적인 선거 과정의 문제를 이야기 나눴다”고 전했다.
앞서 총선 참패요인을 분석하는 ‘오답노트’격인 총선백서를 두고 공정성 논란이 일었다. 총선 패인분석 설문에 한 전 위원장의 주요 선거 전략인 ‘이·조심판론’과 ‘한동훈 원톱 선거체제’의 실효성을 묻는 질문이 포함되며 ‘한동훈 책임론’이 떠오른 탓이다. 친한(친한동훈)계 인사로 분류되는 장 전 총장은 지난 27일 “백서팀이 특검이냐”며 “정치적 책임을 지고 물러난 당대표를 면담하고 백서를 집필한 적이 여지껏 있는지 잘 모르겠다”고 반발하기도 했다.
하지만 특위가 당초 추진을 예고했던 한 전 위원장과 대통령실 면담을 강행하기로 하면서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조 위원장은 취재진에게 “한 전 위원장을 위해 (면담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총선에 관련한 모든 분들은 언급과 평가의 대상”이라고 밝혔다. 이어 “백서에서 평가받는 본인의 입장이 어떤지 소회를 묻고 입장을 듣는 게 예의다. (한 전 위원장) 본인을 위해서라도 기회를 드리는 게 맞다”며 “정해진 시간까지 (면담 요청에 대한) 회신이 없으면 어쩔 방법은 없다”고 설명했다.
선거 직후 발간되는 백서는 책임 소재를 기록하는 공식 문서인 만큼, 책임론이 집중된 이들은 정치적 입지가 흔들릴 수 있어 백서 공표가 가로막힌 적도 있다. 민주당의 경우 지난 대선에서 정권 재창출에 실패한 후 자체적으로 백서를 만들었지만, 문재인정부 책임론이 집중 부각되며 끝내 공식 백서를 발간하지 못했다. 6월 중순으로 공개 예정된 국민의힘 총선백서는 무사히 공표를 마치고, 전당대회 후보군에까지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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