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만 쉬어도 하루 고정비 수백만원,
전공의들이 십시일반해 대줄건가”
“개원의는 후방에서 지원해야” 의견도
대한의사협회(의협)가 역대 최대 규모의 단체행동을 예고한 가운데, 의협 회원의 가장 큰 비율을 차지하는 개원의들의 파업 참석률에 이목이 쏠린다.
의협은 9일 서울 용산구 의협 회관에서 전국의사대표자대회를 열어 의협을 중심으로 한 ‘범의료계 투쟁 시작’을 선포한다고 7일 밝혔다. 의협은 이번 범의료계 투쟁이 “의료계 투쟁역사에서 교수, 봉직의, 개원의 등 모든 직역이 한뜻으로 행동하기로 결정하고 결행하는 최대 규모의 단체행동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의협이 단체 휴진 등을 선포한다고 해도 개원의들의 이에 응할지는 미지수다. 지난 2020년 의료계 집단행동 당시에도 개원의의 휴진율은 한자릿수에 그쳤다.
실제 개원의들이 많은 한 의사 커뮤니티에는 이번 투표에서 ‘의협의 강경한 투쟁 지지’에는 찬성표를 던졌지만, ‘단체행동 참여 여부’에는 반대했다는 글들이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제보에 따르면 ‘개원의로서, 개원의 파업 못하는 이유 설명해준다’는 제목의 글을 올린 A씨는 “개원병원은 동네 장사이기 때문에 지역 민심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어서, (파업하면) 단골 다 뺏긴다. 경쟁 의원 좋으라고 그 짓거리(파업)를 하겠느냐”고 썼다. 이어 “지역 인심 잃든 말든 상관없는 교수·전공의들과는 다르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어차피 개원의들의 참여율은 낮을 것이며, 파업을 하기에는 직원 월급 등 지출해야하는 고정비가 너무 커서 부담이 된다”고도 했다. A씨는 “교수랑 전공의는 월급 300만~800만원이 나오는 게 전부이지만, 개원의는 아무것도 안하고 숨만 쉬어도 하루 고정비로 수백만원이 털려 나간다”며 “전공의들이 십시일반 돈 모아서 저 비용을 대줄 수 있겠느냐”고도 했다.
그는 개원의가 파업해도 정부와 사회에 줄 수 있는 타격이 너무 적은 점도 지적했다. A씨는 “ICU(중환자실), ER(응급실), OR(수술실) 다 닫아서 사람들이 줄줄이 죽어 나가야 개○지 조○징들에게 크나큰 고통을 안겨줄 수 있고, 그래야 의사들이 원하는 걸 가져올 수 있다”며 “개원가들 닫아봤자 좀 불편하기만 하고 말지 별다른 타격을 줄 수 없다. 택시기사들 파업하니까 불편하더냐? 길만 쾌적해지고 좋았지”라고 했다. 해당 글은 올라온지 4시간여가 지난 현재 찬성 27표, 반대 24표로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해당 커뮤니티는 의사만 가입해 익명으로 글을 쓰고 읽을 수 있다.
B씨는 댓글에서 “이 싸움은 파업으로는 못 이긴다. 파산하는 병원들이 나오고 보건 노조들이 울부짖어야 끝날 것”이라고 했다. C씨는 “지금까지 (개원의 파업의) 참가율도 저조했고, 효과도 없었다”며 “심정적으론 파업 찬성을, 이성적으로는 파업반대를 하기 때문에 그냥 투표를 하지 않겠다”고 쓰기도 했다. D씨는 “모두가 총 들고 앞에서 싸워서는 전쟁에서 이길 수 없다. 후방에서 보급하는 보급 부대가 있어야 하는데 개원의들까지 나서면 전공의 지원을 누가 하겠느냐”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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