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민이 빈대를 퍼뜨렸다는 러시아발 가짜뉴스가 반(反)이민 정서를 자극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을 유럽의회 선거 참패로 몰고 갔다는 분석이 나왔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10일(현지시간) 빈대와 이주민의 연관성을 과장하고 확산시킨 건 러시아의 가짜뉴스라고 짚었다. 지난달 중도성향 자유당그룹 소속 발레리 에예 프랑스 유럽의회 의원은 빈대 소동이 “러시아 개입”이라고 말했으며, 장 노엘 바로 외무부 유럽 담당 부장관은 지난 3월 “주로 크레믈궁과 연계된 계정에 의해 크게 증폭된 사안”이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유럽의회 선거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빈대를 이용했다고 해석했다.
스티븐 허칭스 맨체스터대 교수(러시아학)는 “유럽의회 선거를 몇 달 앞두고 벌어진 일이지만 깊은 관련이 있다”며 “특히 SNS에서는 빈대가 유럽에 쏟아져 들어온 이민자들에 의해 퍼진 것이라는 말이 떠돌았다”고 말했다.
허칭스 교수는 러시아 SNS 세력은 빈대를 우크라이나와 연관 짓는다며 “우크라이나 피란민들이 병이나 세균을 들여온다는 생각은 평범한 사람들 사이에서 전쟁과 마크롱 정부에 대한 저항을 서서히 키우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이민경 기자 m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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