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젖소를 통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H5N1)의 인체 감염 사례가 네 번째로 나왔다고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3일(현지시간) 밝혔다.
미국 ABC방송 등 외신에 따르면 CDC는 이날 미국 콜로라도주의 한 축산업 종사자가 H5N1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 환자는 H5N1에 감염된 소와 접촉한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환자는 결막염 증상만 보인 것으로 보고됐다. 독감 치료에 쓰이는 항바이러스제 오셀타미비르를 투약한 뒤 회복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에서는 지난 3월 텍사스주와 캔자스주에서 H5N1에 감염된 젖소가 처음 보고된 이후 12개 주로 확산했다.
지난 4월 텍사스주 주민 1명이 감염된 젖소와 접촉한 후 H5N1 양성 판정을 받은 데 이어 5월에는 미시간주의 축산업 종사자 2명의 감염 사례가 추가로 보고됐다.
CDC는 일반 대중에 대한 H5N1의 위험도는 여전히 낮다고 밝히면서도, 병들거나 폐사한 동물에 가까이 가거나 장기간 노출되는 것을 피하라고 권고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H5N1이 포유류 집단에 퍼지기 시작하면 확산 위험이 그만큼 증가하고 인간 대 인간 전염이 이뤄질 정도로 바이러스가 진화할 수 있다고 우려한 바 있다.
최근에는 H5N1과 다른 H5N2 바이러스도 발견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달 한 남성이 H5N2 바이러스에 감염된 후 여러 요인으로 인해 사망했다고 밝힌 바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2003년 초부터 지난 4월 초까지 세계 23개국에서 889건의 인간 조류인플루엔자 감염 사례가 발생했다. 그중 463명이 사망해 치명률은 52%에 달한다. 이처럼 치사율이 높은 만큼 우려도 크다. 로버트 레드필드 전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장은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가 사람에게 전염될 때 사망률은 코로나 19와 비교해 “아마도 25%에서 50% 사이의 사망률로 상당하다”고 말했다. 그는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가 대유행하는 건 시간문제”라고도 우려했다.
미국 보건당국은 최근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가 확산 조짐을 보이자 백신 개발에 속도를 내도록 자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미국 보건복지부(HHS)는 2일(현지시간) 백신 제조업체인 모더나에 조류인플루엔자 백신 개발 비용 1억7600만 달러(2442억원)를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해당 바이러스가 젖소에서 검출되면서 인체에 감염 사례가 심심찮게 보고되고 있는 데 따른 조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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