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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타워] ‘반도체 업황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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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4-07-17 23:38:19 수정 : 2024-07-17 23:3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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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내수 불균형 심화… 각종 리스크 해소해야

반도체 업황이 좋다. 반도체 수출액은 상반기 역대 두 번째 규모를 기록했다.

인공지능(AI) 시장이 커지면서 반도체 수요가 증가했다. AI 반도체에 필요한 고대역폭메모리(HBM)는 올해, 내년 물량이 이미 거의 다 팔린 상태다. 본격적인 반도체 슈퍼 사이클(대호황)에 접어든 것이라는 기대까지 나온다.

이진경 산업부 차장

반도체 덕분에 우리나라 수출도 상승세다. 정부는 올해 연간 수출 목표로 7000억달러를 제시했는데, 6월까지 3348억달러로 집계되면서 나쁘지 않은 흐름을 보인다. 여기까지 보면 긍정적이다.

그러나 이에 가려진 그늘을 더 주의해서 봐야 한다.

산업생산과 소비, 투자는 모두 전년보다 감소한 상황이다. 최근 들어 내수 회복 조짐을 보인다는 진단이 나오지만, 체감되는 것은 없다. 기업들은 하반기 위험 요인으로 내수 소비 위축을 꼽았다.

상반기 전년 대비 수출 증가율은 9.0%지만, 전체 수출에서 반도체를 제외하면 증가율은 1.9%로 떨어진다. 여전히 부진하다는 이야기다.

특히 중소기업, 자영업자에게 ‘수출 역대 최고치’는 다른 세상 이야기다. 대한상공회의소의 ‘2024년 3분기 제조업 경기전망지수(BSI)’ 조사에서 중소기업의 63.3%는 상반기 영업 실적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할 것이라고 답했다. 중소기업중앙회의 ‘중소기업 경영 애로 및 2024년 하반기 경기전망 조사’에서도 응답 기업의 54.2%가 지난해 하반기 대비 상반기 체감하는 경영 환경이 악화했다고 했다. 47.8%는 하반기에도 악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자영업자는 내수 부진의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해 폐업신고 자영업자는 98만6000명에 달했다. 올 1분기 말 기준 자영업자 금융권 연체액(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은 2009년 통계 작성 이래 가장 큰 10조8000억원, 연체율은 11년 만에 가장 높은 1.66%다.

그래서 ‘반도체 업황이 좋다’는 말은 ‘반도체 업황만 좋다’고 해야 맞다. 수출과 내수 간 불균형이 더 커지지 않도록 세심한 분석과 대응책 마련이 필요하다.

그나마 수출을 이끄는 반도체도 위험요인을 안고 있어 우려된다. 전체 수출에서 20% 안팎을 차지하는 반도체가 흔들리면 문제가 커진다.

‘노조 리스크’가 우선 해소 과제다.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소속이 다수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은 지난 8일부터 무기한 총파업을 벌이고 있다. 파업할 권리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연봉 인상·연말 성과급 기준 개선 외 연봉 협상에 서명하지 않은 조합원 855명에 대한 높은 임금인상률 적용, 조합원 노조 창립휴가 1일 보장 등 요구는 이해하기 어렵다.

반도체 생산라인은 24시간 가동체제여서 잠시라도 멈추면 이를 다시 복구하는 데 엄청난 시간과 비용이 든다. 노사 갈등에 반도체가 악영향을 받지 않도록 해결 노력이 촉구된다.

반도체 지원도 서둘러야 한다. 정부는 정책 금융이나 펀드 조성 방식으로 10조원 이상 규모의 반도체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여야는 시설투자 세액 공제율 25~35%, 연구개발(R&D) 공제율 40~50%, 반도체 클러스터 사업 시행자에 보조금 직접 지급 허용, 고가 제조장비 및 R&D에 보조금 지원 허용 등을 담은 반도체 지원 관련 법안을 잇달아 발의했다. 발표가 아닌 실행을 해야 할 때다.


이진경 산업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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