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철 침수 피해로 제철 채소와 과일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밥상 물가에 비상이 걸렸다. 유통가에선 폭우와 폭염이 반복되는 ‘도깨비 장마’가 끝나면 농산물 가격이 본격적으로 뛸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21일 농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등에 따르면 지난 19일 적상추 소매가격은 100g에 2107원으로 1주일 만에 56.3% 올랐다. 이는 한 달 전의 891원보다 136.4% 비싸고, 1년 전보다 16.5% 높다.
다른 채소 가격도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상추와 함께 대표적인 쌈채소인 깻잎은 100g에 2550원으로 1주일 전보다 17.3% 올랐다. 이는 1년 전보다 11.7%, 평년보다 31.6% 각각 오른 수준이다. 깻잎 가격은 가락시장 공급량의 절반을 생산하는 충남 금산 지역에 침수 피해가 발생하면서 올랐다.
시금치는 100g에 1675원으로 1주일 전보다 17.5% 상승했다. 시금치도 평년보다 53.5% 오른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풋고추는 100g에 1508원으로 1주일 전보다 12.3%, 1년 전보다 27.3% 각각 상승했다. 배추(한 포기·5092원)와 열무(1㎏·4404원)도 1년 전보다 각각 24.0%, 22.3% 올랐다.
제철 과일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수박은 1개 2만1736원으로 1주일 전보다 3.5% 올랐다. 이는 평년보다 7.5% 오른 수준이다. 참외(10개·1만5241원)는 1주일 전보다 13.9% 올랐고, 평년보다 5.6% 비싸다. 토마토(1㎏·4799원)는 1주일 전보다 2.5%, 평년보다 14.1% 올랐다.
폭우와 폭염이 반복되는 ‘도깨비 장마’ 등 이상 기후에 따른 불확실성에 채소 가격이 당분간 불안한 흐름을 지속할 전망이다.
문제는 이 같은 이상 기후로 밥상 물가가 자극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장마철 잦은 호우는 생육 여건 악화, 병충해, 출하 작업 부진 등의 원인”이라며 “산지 출하가 불안정해지고 공급이 급감하면 가격이 올라 밥상 물가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장마철 집중 호우로 축구장 약 1900개에 달하는 면적에서 농작물 침수 피해가 발생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16∼18일 내린 비로 인한 전국의 농작물 침수 면적이 19일 오후 6시 기준 1353.7㏊(헥타르·1㏊는 1만㎡)로 집계됐다 밝혔다. 이는 축구장(0.714㏊) 약 1900개에 해당한다. 농작물 피해 면적이 가장 큰 곳은 충남으로 906㏊가 침수됐다. 이어 전남(289㏊), 경기(121㏊) 등 순이었다. 농작물 품목별로 보면 벼가 1155㏊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