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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밤 지새우고 풀잎마다 맺힌…‘아침이슬’ 김민기 별세

입력 : 2024-07-22 10:52:22 수정 : 2024-07-22 13: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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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년 73세

대학로 소극장의 상징으로 꼽히는 ‘학전’을 30여 년간 운영하며 후배 예술인을 배출해 온 가수 김민기가 21일 별세했다. 향년 73세.

 

극단 학전의 김민기 대표. 연합뉴스

22일 공연예술계에 따르면 김민기는 전날 지병인 위암 증세가 악화해 세상을 떠났다.

 

김민기는 1951년 전북 익산에서 10남매 중 막내로 태어났다. 경기중·고등학교를 다닐 당시 미술에 몰두했던 학생이었으나 1969년 서울대학교 회화과에 입학한 뒤 붓을 놓고 가수의 길로 접어들었다.

 

획일적인 수업 방식에 거부감을 드러낸 그는 1학년 1학기를 마친 뒤 고등학교 동창 김영세와 포크송 듀오 ‘도비두’로 활동하기 시작했다. 1970년 명동 ‘청개구리의 집’에서 공연을 열며 그를 대표하는 곡 ‘아침이슬’을 작곡했다. 같은 해 가수 양희은도 ‘아침이슬’을 불러 대중에게 널리 알려졌다.

 

‘아침이슬’이 민주화 시위에서 널리 불리자 유신 정권은 금지곡으로 지정했고, 김민기에 대한 탄압도 자행했다. 김민기는 군대에 다녀온 뒤 노동 현장에 들어가 ‘상록수’, 노래극 ‘공장의 불빛’ 등을 만들었다.

 

김민기는 1991년 3월15일 서울 대학로에 소극장 학전과 극단 학전을 세웠다. 이곳에서 김광석이 1000회 공연을 했다. 또 뮤지컬 ‘지하철 1호선’이 장기 공연을 하면서 설경구·김윤석·황정민·장현성·조승우 등 많은 배우들이 거쳐 갔다.

 

하지만 오랜 재정난에다 김민기의 건강 문제까지 겹치면서 창립 33돌을 맞은 올해 3월15일 문을 닫고 말았다. 폐관 전날까지 많은 가수와 배우들이 ‘학전 어게인 콘서트’를 펼쳤다.

 

학전이 문 닫는다는 소식과 함께 그의 건강 문제가 알려지자 많은 이들의 안타까워하며 쾌유를 기원했다. 하지만 끝내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다.

 

소극장 학전. 연합뉴스

유족으로는 배우자 이미영 씨와 슬하 2남이 있다.

 

빈소는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24일 발인 예정이다.


박윤희 기자 py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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