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사람 얼굴 모양의 '실리콘 안면 마스크'를 쓰고 다른 사람인 척 변장해 절도를 벌이는 일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 21일 중국 관영 중앙(CC) TV 등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국 상하이, 쉬저우, 장쑤성 등지에서 실리콘 마스크를 쓰고 집에 침입해 물건을 훔친 사례가 다수 보고됐다.
이달 초 상하이에서 한 남성이 노인 얼굴 모양의 실리콘 마스크를 쓰고 주택 4곳에 침입해 10만 위안(약 1900만원) 상당의 귀중품을 훔친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다.
상하이 공안은 CCTV에 "검정 코트를 입고 마스크를 낀 남성이 이 단지에 들어간 적이 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이 남성이 나가는 화면이 없었다"고 전했다.
지난 6월 장쑤성에서도 실리콘 마스크를 착용하고 주택가에 침입해 현금과 디지털 기기 등을 훔친 용의자가 경찰에 붙잡혔다.
조사 결과 두 사건 모두 범행 당시 인터넷에서 산 실리콘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마스크를 쓰고 다른 사람인 척 범행 장소를 빠져나갔다.
당국은 "최근 실리콘 마스크나 가발, 헬멧 등을 이용해 변장하는 형태의 범죄가 늘고 있다"며 "예년보다 3~4배 늘었다"고 밝혔다.
실제로 타오바오 등 중국 쇼핑 플랫폼에서 '실리콘 마스크' 등을 검색하면 관련 제품을 쉽게 찾을 수 있다.
판매되는 마스크는 수십 위안에서 많게는 수만 위안에 이른다.
고급 마스크는 맞춤 제작도 가능하다. 저렴한 마스크는 안면인식에 실패하는 경우가 많지만, 수만 위안에 달하는 고가의 마스크는 민감도가 낮은 안면 인식기를 통과할 수 있다고 매체는 설명했다.
실리콘 마스크를 착용하고 안면 인식기를 통과하는 것이 쉽지는 않으나, 업계 관계자들은 당국이 높은 수준의 시뮬레이션을 바탕으로 실리콘 안면 마스크와 생산업체를 등록,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마스크가 범죄에 사용되는 것을 막기 위해 전자상거래 플랫폼에서 마스크 판매에 대한 감독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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