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통제 완화돼 중국과 교역 증가"
지난해 북한 경제가 2020년부터 3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이어가다가 4년 만에 성장세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한국은행이 공개한 ‘2023년 북한 경제 성장률 추정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북한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32조3201억원으로 전년(31조3618억원) 대비 3.1% 늘었다. 한은은 유엔의 국민계정체계(SNA) 방법을 적용해 북한의 성장률을 추정했다.
강창구 한국은행 국민계정부장은 “대북 경제제재 조치가 지속되고 있지만,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관련 통제가 완화됐고 중국과의 대외 교역이 증가했다”며 “양호한 기상 여건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강 부장은 올해 북한의 경제 성장률 전망에 대해 “전문가들은 지난해 성장률 반등이 그간 부진에 따른 일시적인 것이라고 평가한다”면서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는 요인으로는 대중무역 증가, 러시아와의 경제협력 확대, 북한 내부의 ‘지방발전 20×10 정책’ 등이 있다”고 말했다.
산업별로 보면 농림어업은 재배업을 중심으로 전년 대비 1.0% 늘었고, 제조업은 경공업과 중화학공업이 각각 0.8%, 8.1% 늘면서 5.9% 증가했다. 전년에도 2.2% 성장했던 건설업은 주거용 건물 건설을 중심으로 2023년에는 8.2% 증가했다.
광업과 서비스업은 각각 2.6%, 1.7%씩 늘었고 전기가스수도사업은 수력발전과화력발전이 모두 줄면서 4.7% 감소했다.
2023년 기준 북한의 국민총소득(명목 GNI)은 40조9000억원으로 남한(2443조3000억원)의 약 60분의 1인 1.7%에 불과했다. 1인당 국민총소득은 158만9000원으로 4724만8000원인 남한의 30분의 1(3.4%) 수준에 그쳤다.
2023년 북한의 대외교역 규모(재화의 수출·수입 합계. 남북 간 반·출입 제외)는 27억7000만달러로 전년(15억9000만달러) 대비 74.6% 늘었다.
수출(3억3000만달러)은 신발·모자·가방을 중심으로 늘어 전년의 2배 수준으로 뛰었다. 수입(24억4000만달러) 역시 비료, 플라스틱제품 등을 중심으로 71.3% 증가했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해 북한의 대외교역 규모는 코로나19 직전 수준에 근접했으나 대북 제재 이전(2011년부터 2016년까지 연평균)과 비교하면 41% 수준에 불과했다.
강 부장은 북러 협력 확대가 북한 대외교역에 미칠 영향에 대해 “북한이 군수물자를 러시아에 제공하는 대가로 얻는 것들이 있을 수 있다”며 “국방이나 항공 분야의 첨단 기술이나 관광, 노동자 파견 등을 예상해볼 수 있지만, 앞으로 어떻게 되는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남북한 반·출입 규모는 전무했다. 2016년 3억3260만달러에 달했던 남북한 반·출입 규모는 그해 개성공단 폐쇄 조치 이후 급감해 2020년 390만달러, 2021년 110만달러, 2022년 10만달러에 그쳤다. 지난해에는 실적이 아예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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