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백윤식(77) 씨가 전 애인이 쓴 수필집에 대해 제기한 소송에서 최종 승소했다.
29일 대법원 2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백씨가 출판사 대표를 상대로 낸 출판 및 판매금지 소송에서 원심의 원고일부승소 판결을 지난 25일 확정했다.
이에 따라 출판사는 수필집에서 직접적·구체적 성관계 표현과 백씨의 건강 정보, 가족 내 갈등 상황 등을 삭제해야 책을 출판·판매할 수 있게 됐다. 또 이미 배포된 서적은 회수해 폐기해야 한다.
방송기자 출신으로 백 씨와 교제했던 곽 모씨는 2013년 서른 살 연상의 백 씨와 교제하고 헤어진 후 두 사람 관계에 얽힌 주장이 담긴 에세이를 냈다. 2022년 출간된 이 책에는 “백 씨에게 교제한 다른 연인이 있다”, “백 씨 아들로부터 폭행을 당했다”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이 책에 대해 백 씨는 지나치게 내밀한 내용을 담아 명예를 훼손하고 사생활을 침해했으며, 곽 씨가 과거 자신과의 일을 알리지 않기로 합의해놓고 이를 어겼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2022년 4월 백 씨가 낸 가처분 신청을 일부 받아들여 민감한 내용을 삭제하라고 명령했다. 이어진 본안 소송에서도 1·2심 모두 백 씨가 승소했다.
2심 법원은 “(책 내용이) 원고(백씨)의 인격권으로서의 명예나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침해한다고 충분히 인정된다”며 “원고의 공적 활동 분야와 관련되거나 공공성·사회성이 있는 사안에 관한 것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출판사 측은 판결에 불복했지만 대법원은 원심판결의 결론에 문제가 없다고 보고 심리불속행 기각으로 판결을 확정했다.
곽씨는 ‘백씨가 민사소송 과정에서 합의서를 위조했다’며 허위로 고소했다가 무고 혐의로 재판에 넘겨지기도 했다. 법원은 지난 22일 곽씨의 1심에서 유죄를 인정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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