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무대의 벽은 아직 한참 높았다. 아시아 남자 계영 800m를 제패한 한국 수영 대표팀이 2024 파리 올림픽에선 6위의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남자 계영 800m 대표팀은 30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의 파리 라 데팡스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수영 경영 남자 계영 800m 결승에서 7분7초26의 기록으로 6위에 올랐다. 금메달은 6분59초43으로 유일하게 6분대를 기록한 영국이 차지했고, 7분00초78의 미국이 은메달, 7분1초98의 호주가 동메달을 차지했다.
대표팀은 이날 결승에서 양재훈(강원도청), 이호준(제주시청), 김우민, 황선우(이상 강원도청) 순으로 역영했다. 이 순서는 지난해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7분01초73을 기록하며 종전 아시아 신기록을 0.53초나 단축하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영자 순서다. 종전 아시아 기록은 일본이 2009년 로마 세계선수권에서 작성한 7분02초26였다.
올해 2월 2024 도하 세계선수권에서는 양재훈, 김우민, 이호준, 황선우 순으로 2,3번 영자의 순서만 바꿔 7분01초94로 은메달을 따낸 바 있다. 한국 수영이 세계선수권 단체전에서 따낸 사상 첫 메달이었다. 우승을 차지한 중국(7분01초84)과의 격차는 불과 0.1초였다.
30일 오후에 열린 예선에서 한국은 이호준, 이유연(고양시청), 김영현(안양시청), 김우민 순으로 역영해 7분07초96으로 16개 참가국 중 7위에 올라 결승 출전권을 따냈다. 예선에 출전하지 않은 황선우는 이날 오전 열린 자유형 100m 예선에서 48초41을 기록해 전체 16위로 준결승에 턱걸리로 진출했지만, 준결승 출전을 포기했다. 자유형 100m 준결승이 계영 800m 결승 1시간 45분 전에 열리기 때문에 계영 800m에 전념하기 위함이었다.
출발은 좋았다. 양재훈이 첫 50m를 24.90으로 전체 5위로 시작했다. 그러나 100m 지점부터 양재훈의 페이스가 확 처지며 최하위인 9위로 처졌고, 200m를 1분49초84로 마쳤다. 양재훈이 처진 여파를 이호준이 고스란히 영향을 받았다. 이호준도 200m를 역영하는 동안 계속 9위에 머물렀다. 이호준의 200m 기록은 1분46초45였다.
자칫하면 최하위로 레이스를 끝마칠 위기 상황을 타개한 것은 3번 영자 김우민이었다. 자유형 400m에서 동메달을 따내는 등 대표팀 내에서 가장 컨디션이 좋은 김우민이 스퍼트를 계속 끌어올리면서 8위로 달리던 이스라엘과의 격차를 줄였고, 마지막 200m 구간에서 이스라엘을 제치고 8위로 올라섰다. 김우민의 200m 기록은 결승을 뛴 4명 중 가장 좋은 1분44초98이었다.
마지막 주자 황선우는 100m를 향하는 구간 동안 역영해 8위에서 6위로 올라섰고, 이날 레이스를 6위로 끝마쳤다. 황선우의 200m 기록은 1분45초99. 자신의 최고 기록에는 한참 미치지 못하는 기록이었다.
남자 계영 대표팀의 최고 성적인 7분01초73을 이날 기록했다면 동메달은 가능했다. 그러나 자신들의 최고 기록에는 5초 이상 늦쳐지면서 6위에 그치고 말았다.
특히, 에이스인 황선우의 부진이 뼈아프다. 주종목인 자유형 200m에서도 준결승에서 충격의 탈락을 맛본 황선우는 이날 치른 자유형 100m 예선도 간신히 통과했다. 계영에서도 자신의 최고 기록에는 한참이나 못미치는 성적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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