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0가구 집·농경지 900만평 침수
김정은, 비상회의 열고 복구 지시
북·중 접경 일대 폭우로 압록강이 범람하면서 북한 평안북도, 자강도 전체가 재난지역으로 선포됐다. 살림집 4100세대와 농경지 900만평이 침수되고 마을 전체 모습이 사라질 정도로 물에 잠기는 등 큰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은 31일 수해현장을 방문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9, 30일 양일간 제8기 제22차 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비상확대회의를 열고 주민 구조와 복구 현장에서 대책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통신은 이틀간 진행된 회의 내용도 각각 보도했다. 통신은 첫째 날 김 위원장이 내각총리와 당중앙위원회 비서들과 함께 침수지역을 돌아봤다며 “압록강 하류에 위치한 신의주시와 의주군에서는 무려 4100여세대에 달하는 살림집과 근 3000정보의 농경지를 비롯하여 수많은 공공건물과 시설물, 도로, 철길들이 침수되는 피해를 입었다”고 밝혔다. 3000정보는 900만 평에 해당한다.
통신이 사상자, 실종자 등 구체적 인명피해 숫자는 밝히지 않았으나 전날 북한 매체 보도에서 약 5000명이 고립됐고, 군용 헬기 10대가 20번씩 비행하며 약 4200명을 구조했으며, 구조 후에도 계속 구조대상이 없는지 정찰 비행을 했다고 밝혔다. 이번 수해로 인한 북한 주민의 사망 및 실종 피해는 최소 800명에서 최대 1500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번 폭우로 인한 직접적인 피해자뿐만 아니라 무리한 조업에 따른 구조대원의 피해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신은 이틀째 회의에 대해 “전 당중앙위원회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 리히용 동지를 평안북도당 책임비서로, 평안북도당 책임비서 박성철 동지를 자강도당 책임비서로, 당중앙위원회 군정지도부 제1부부장 방두섭 동지를 사회안전상으로 임명했다”고 밝혀 경질성 인사가 즉각 이뤄졌음을 시사했다. 이날 북한 매체는 피해지역 일대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거의 모든 건물이 흙탕물에 잠긴 사진과 김 위원장이 구명 보트를 타고 현장을 돌아보는 사진도 공개했다. 전날엔 김 위원장이 구조 헬기 근처에 서서 온몸으로 비를 맞으며 구조된 주민들을 기다리고 있는 사진도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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