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국충절의 고장 충남 천안의 제79주년 8.15 광복절 경축일이 독립기념관은 관장 문제로 두쪽 났고, 도심은 폭주족의 질주로 얼룩졌다.
독립기념관이 개관 후 처음으로 광복절 경축식 행사를 취소하고 문화행사만 열었다. 독립기념관 광복절 경축식 행사가 열리지 않는 것은 1987년 8월15일 독립기념관 개관이후 37년 만에 처음이다. 뉴라이트 논란에 휩싸여 광복회 등으로부터 퇴진 압박을 받고 있는 신임 김형석 독립기념관장이 정부행사 참석을 이유로 예정했던 기념식 취소를 결정했기 때문이다.
행사 공동 주최를 추진했던 천안시가 단독행사로 기념식을 개최해 명맥을 유지했지만, 같은 시간 독립기념관 한쪽 에서는 관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대규모 집회가 열려, 분열하고 반목하는 반쪽 행사가 되고 말았다.
새로 임명한 독립기념관장의 뉴라이트 친일 정체성 논란이 독립기념관과 전국을 들끓게 한 사이, 천안시내 도로에서는 폭주족들의 질주가 이어졌다.
15일 천안 서북구 일봉산사거리에서 유관순 열사 동상 앞 8차선 도로에서는 오전 1시부터 3시까지 2시간 가량 폭주족들이 끊임없이 나타났다.
경찰은 4차로 중 3개 차로를 막았지만, 태극기를 손에 든 폭주족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사방에서 곡예 운전을 이어갔고, 굉음과 경적을 울리며 도심을 활개치고 돌아다녔다.
주민들은 반복되는 폭주 행위에 잠을 잘 수 없다고 호소했다. 폭주가 일어난 도로 주변의 한 주민은 “도로 주위가 아파트와 단독주택들이 즐비한 곳인데 폭주족들의 굉음소리로 많은 사람들이 잠을 못자고 소음에 시달렸다”고 말했다.
충남경찰이 적발한 폭주족 기념일 도발 건수는 올해 단속건 중 가장 많았다. 충남경찰청이 지난 14일 오후 10시부터 15일 오전 5시까지 단속을 벌여 모두 150건을 적발했다. 경찰은 경력 383명과 순찰차, 기동 버스 등 장비 77대를 투입해 폭주족 예상 집결지 6곳을 물리적으로 차단했다.
이번에 적발한 음주운전 8건(면허취소 3건, 정지 5건), 무면허 운전 2건, 차량 미등록 2건, 번호판 가림 1건 등은 즉각 형사처분할 방침이다. 현장에서 채증한 추가 위법행위는 영상 분석 등을 통해 철저히 처벌할 계획이다.
충남경찰이 올해 천안·아산 일대에서 적발한 폭주 행위 단속 건은 3·1절 45건, 5·18민주화운동 기념일 27건, 현충일(6월6일) 77건, 6·25 전쟁이 발생한 날 22건 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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