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 정봉주 제치고 1위 차지
정 ‘명팔이’ 승부수 던졌지만 역풍
‘살인자’ 발언 전현희는 최종 2위
더불어민주당 새 최고위원에 김민석·전현희·한준호·김병주·이언주 의원(득표순)이 각각 선출됐다. 경선 초반 선두로 치고 나가 당선 안정권이란 평가를 받던 정봉주 전 의원은 ‘이재명 팔이’ 발언과 ‘이재명 대통령 불가’ 뒷담화 논란 등으로 막판 급격히 지지세를 잃더니 탈락했다. 정 전 의원의 예상 밖 탈락으로 강고한 ‘이재명 일극체제’를 다시 한 번 확인했단 평이 나온다.
민주당 이개호 선관위원장은 18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KSPO돔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권리당원·대의원 투표, 일반 여론조사를 합산한 결과 후보 8명 중 김민석(18.23%)·전현희(15.88%)·한준호(14.14%)·김병주(13.08%)·이언주(12.30%) 의원이 차기 최고위원에 당선됐다고 밝혔다.
최고위원 경선은 ‘수석’ 최고위원인 선두 자리는 물론 당선 커트라인인 5위권 진입을 놓고도 엎치락뒤치락 혼전을 반복한 터였다.
먼저 선두 경쟁에서 가장 주요했던 변곡점은 지난달 20일과 22일에 있었다. 김민석 의원이 이재명 대표의 ‘러닝메이트’로 알려지며 수석 최고위원 순위가 급변하게 됐다. 이 대표는 지지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김민석 후보 표가 왜 이렇게 안 나오는 것이냐”라고 언급했고, 이후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함께 방송할 때에는 “내 (당대표) 선거를 도와주느라 본인 선거(운동)를 못 해 결과가 잘못됐다”고 힘을 실어줬다. 이 발언 이후 김 의원은 4위에서 2위로, 8월에는 1위로 치고 올라가며 이 대표 위력을 실감케 했다.
반면 김 의원과 선두에서 경쟁하던 정 전 의원은 주춤했다. 거기에, 박원석 전 의원이 한 방송에서 정 전 의원과 통화했다며 “이재명 대표의 최고위원 선거 개입에 상당히 열받아 있다”고 해 당원 사이에 정 전 의원 비토 여론이 확산하기 시작했다. 그 와중에 정 전 의원은 최근 기자회견과 페이스북 등을 통해 ‘이재명 대표가 대통령이 되면 안 된다’고 사석에서 언급했단 뒷담화 논란을 인정했고, “이재명의 이름을 팔아 호가호위하며 실세 놀이를 하는 ‘이재명 팔이’를 잘라내야 한다”며 ‘명팔이 척결’ 선언을 했다. 이는 국면 전환을 위한 시도로 해석됐지만 결과적으로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당원 반발만 키우면서 최종 6위(11.60%)로 주저앉게 만드는 ‘악수’가 됐다.
최고위원 경선 중에는 사실상 ‘당심’을 겨냥한 것으로 보이는 후보자의 막말도 여럿 터져 나왔다. 김병주 의원은 경선 초반 “정신 나간 국민의힘” 발언으로 논란이 됐지만 경선에서는 선전하며 덕을 봤단 평가가 당내에서부터 나왔다. 막판에는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 출신인 전현희 의원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청문회 중 “김건희·윤석열이 (권익위 국장을) 죽인 거예요. 살인자입니다”라고 발언해 대통령실·여당의 반발을 샀다. 그러나 이전까지 계속 순위가 떨어지며 6위에 머물렀던 전 의원은 이 논란을 계기로 강경파 지원을 받으며 17일 서울 경선에서 3위로 도약했고, 최종적으로 2위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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