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러시아가 상호 간 지급·결제 인프라를 강화하는 등 서방의 경제 제재에 맞서 무역·금융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22일(현지시간) 밝혔다.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리창(李强) 중국 국무원 총리와 미하일 미슈스틴 러시아 총리는 이날 발표한 제29차 정례 회담 공동성명을 통해 “양국에 대리계좌를 개설하고 은행 지점·자회사를 설립하는 등 지급·결제 인프라를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양자 무역, 투자, 경제 거래에서 자국 통화 결제 비중을 높은 수준으로 유지하는 등 양국 무역의 지속가능성을 보장하기 위해 금융 부문 실무 협력을 심화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양국은 “외국의 자산을 압류하려는 계획을 비난하며, 피해국은 보복 조처를 할 권리가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서방의 경제 제재를 받으면서 국제 결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 미국 등 서방이 동결된 러시아 자산을 압류해 여기서 나오는 수익으로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한다며 비판하고 있다. 중국 역시 러시아의 전쟁을 간접적으로 돕고 있다는 의심을 받고 있으며 특히 공급 과잉과 관련한 무역 제재로 서방과 마찰을 빚는 중이다. 이에 양국 총리는 “시장 경쟁을 약화하고 글로벌 생산·공급망을 무너뜨리는 일방적인 차별 조치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양국은 석유·가스·석탄의 탐사·생산·가공·운송 분야 협력을 심화하고 석유·가스관 건설·운영을 지원하기로 했다. 전력 분야 협력과 새로운 에너지 프로젝트를 발전시키는 데도 합의했다. 공동성명에는 러시아가 ‘하나의 중국’ 원칙을 지지하며 대만의 독립을 강력히 반대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제30차 중·러 총리 회담은 내년 중국에서 열린다.
전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도 만난 리 총리는 이날 안드레이 루덴코 외무차관의 배웅을 받으며 벨라루스로 이동했다. 리 총리는 23일까지 이틀간 벨라루스를 방문한다. 벨라루스 민스크에서 리 총리를 만난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은 “벨라루스와 중국의 전천후 전방위 전략적 동반자 관계가 역대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고 말했다고 타스 통신이 보도했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리 총리 방문 기간에 양국이 자유무역지역 창설과 투자와 관련한 협정을 체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리 총리는 로만 골롭첸코 벨라루스 총리와 회담하면서 “중국은 벨라루스와 서로의 핵심 이익을 지키는 진정한 친구이자 좋은 파트너로 남는 것을 견고히 지지할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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