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3선 교육감… 임기 2년 두고 떠나
조 “해직 교사 채용 결정 후회 없어”
10년 진보교육 마감… 부교육감 체제
현안 산적… 기존 사업 ‘제자리’ 관측
29일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대법원에서 유죄 확정 선고를 받으면서 서울시교육청은 부교육감 권한대행 체제로 전환됐다. ‘첫 3선 서울 교육감’이었던 조 교육감은 임기를 2년가량 남긴 채 교육청을 떠났다.
조 교육감은 이날 대법원의 유죄 확정 선고 40여분 뒤 서울시교육청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부족한 저를 10년 동안 성원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밝혔다. 그는 “누구나 살면서 몇 번쯤은 고난을 두려워하지 않고 정의로운 가치에 몸을 던져야 할 때가 있다”며 “해직 교사들이 다시 아이들을 만날 수 있도록 한 결정에 대해선 지금도 후회가 없다”고 밝혔다. 이어 “세 차례에 걸쳐 저를 선택해 준 서울시민 여러분께 송구한 마음”이라며 “이제 혁신 교육을 응원하는 한 시민으로서 제 역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기자회견을 마친 조 교육감은 직원들에게 인사를 한 후 10년간 근무했던 서울시교육청을 등졌다. 서울시교육청은 즉시 설세훈 부교육감의 교육감 권한대행 체제로 전환됐다. 10월16일 보궐선거가 치러지기 전까지 교육감 대행을 맡게 된 설 부교육감은 이날 긴급 실·국장회의를 소집하고 “행정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직원들이 본연의 업무에 더욱 성실히 임해 달라”고 당부했다.
하지만 조 교육감이 떠난 만큼 ‘조희연표’라 불리던 정책들은 상당수 동력을 잃을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인 것이 학생인권조례다. 조 교육감은 최근 서울시의회에서 학생인권조례 폐지안이 통과되자 대법원에 폐지 무효 확인 소송을 청구하며 맞서 왔다. 이날 조 교육감이 직을 상실한 만큼 서울 학생인권조례는 그대로 폐지될 가능성이 커졌다. 2학기가 시작돼 교육 현안이 산적한 상황이지만, 부교육감 대행 체제에선 기존 사업에 속도를 내거나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를 치르는 것은 2012년 곽노현 전 교육감 중도 퇴진 후 12년 만이다. 새 교육감은 2026년 6월 치러지는 전국동시지방선거 전까지 1년7개월간 서울시교육감을 맡게 된다. 이번 선거의 관건은 진보·보수 진영의 ‘단일화’가 될 전망이다. 2022년 선거에서 보수 진영이 단일화에 실패하면서 진보 진영 단일 후보였던 조 교육감은 38%란 낮은 득표율로 당선됐다. 이번에 보수 진영에서 단일화에 성공한다면 10년 만에 서울에서 보수 성향 교육감이 탄생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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