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진청 “수확량 2배 증가 효과 검증”
농촌진흥청은 농촌 인구 감소와 고령화로 어려움을 겪는 사과 농가의 노동력 절감을 위해 나무 모양을 ‘평면형’(사진)으로 바꾸는 재배체계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고 5일 밝혔다.
국내 사과 농가는 대부분 가지가 사방으로 퍼진 형태인 ‘세장방추형’으로 재배한다. 세장방추형은 기본 골격이 되는 가지인 원줄기가 곧추세워진 성탄 장식나무 모양의 수형(樹形)이다. 빽빽하게 심으면 재배 면적당 생산량을 높일 수 있지만, 나무 관리가 어려워 생산비·경영비 등이 많이 든다는 지적이 적지 않았다는 게 농진청의 설명이다.
이에 농진청은 기존 수형보다 관리가 쉽고 수확량이 많으며 기계화에 적합한 평면형으로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2차원 형태인 평면형 수형은 원줄기가 2개 이상으로 나무 폭이 40㎝ 안팎이다. 나무 높이가 3m 내외로 낮고 과실 위치가 2m 아래에 위치해 사다리를 이용하지 않고도 대부분의 농작업을 할 수 있다. 햇빛이 잘 들어 광합성 효율이 높고 공기 흐름도 원활해 병충해 발생 가능성이 작다. 작업을 안전하게 할 수 있고 기계화에도 알맞아 다른 나라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우리나라 사과 재배 농작업은 수확까지 필요한 노동력 투입 시간이 10a당 151시간에 달하는 등 경영비는 많이 들고 경쟁력은 낮아 기계화 전환이 필수적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농진청이 평면형 수형의 국내 정착 가능성을 검증한 결과에 따르면 기계화 등을 적용하면 세장방추형 대비 노동력을 20분의 1로 줄일 수 있다. 이에 농진청은 사과연구센터를 중심으로 지방자치단체·생산자단체와 손잡고 평면형 보급을 추진 중이다.
앞서 권재한 농진청장은 지난달 28일 경남 거창에 있는 사과 평면형 재배 농가를 찾아 수급 상황과 재배체계 등을 점검했다. 권 청장은 이 자리에서 “미래형 재배체계는 노동력을 줄이고, 수확량은 2배 가까이 늘일 수 있다”며 “가지치기·꽃 솎기·방제작업 등에 농기계 도입이 쉽고, 노지 스마트 농업 적용 기반을 이용할 수 있는 만큼 고령화와 기후변화에 대응해 지속 가능한 사과 생산에 꼭 필요한 기술”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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