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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시간 건강체크, 스마트워치 '강추'…과도한 복용은 독, 영양제 '비추' [건강+]

입력 : 2024-09-09 06:00:00 수정 : 2024-09-08 21: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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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가 추천하는 부모님 추석선물

강추!
혈압기·스마트워치 등 건강관리기기
‘천연항산화제’ 과일·채소 등 추천
면역 약한 피부 대상포진 백신 ‘굿’

비추!
‘의학적 근거 부족’한 영양제 지양
홈케어피부기기 효능 화장품 비슷
병원 치료 대비 효과 적어 비추천

추석이면 귀성길에 나서는 사람들의 손에 선물꾸러미가 한가득이다. 부모님 선물로는 ‘건강 식품’이 늘 1, 2위를 다툰다. 노화, 치매, 관절, 면역 등 수많은 건강기능식품 가운데 과연 의료진이 복용하거나, 이들이 추천하는 제품이 있을까. 순환기내과, 신경과, 피부과, 가정의학과 의료진에 단도직입적으로 ①현재 복용 중인 영양제 ②부모님께 어떤 제품을 사드리는지 ③진료실에서 질문을 많이 받는 영양제 종류 ④그외 건강 추천 상품 등에 대해 물었다. 이번 추석 선물 선택에 전문가의 의견을 참고해보자.

◆최의근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부정맥)

① 없다. 대부분의 영양제와 건강기능식품은 사실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그 정도의 ‘기능’이 있다면 전문의약품으로 나오기 때문이다. 어떻게 보면 그다지 효험이 없는 탓에 절대 복용을 금하는 영양제 또한 없다.

② 홍삼이다.(웃음) 상대가 선호하는 상품이라서 홍삼은 종종 선물로 드린다.

④ 가격이 조금 비싸긴 하지만 건강 모니터링 기능이 있는 ‘스마트워치’를 권한다. 부정맥은 심장에서 전기 신호의 생성 및 전달에 이상이 생기거나 비정상적인 전기 신호가 발생하면서 정상적이고 규칙적인 수축이 계속되지 못해 심장박동이 비정상적으로 빨라지거나 늦어지는 등 불규칙해지는 질환이다. 부정맥의 진단을 위해서는 심장의 전기적 이상을 파악한다. 몸에 여러 개의 전극을 붙여서 진행되는 심전도 검사는 약 10초가량 짧게 진행돼 정확하게 확인되지 않는 경우들이 많다. 24시간 측정도 있지만 이때에도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도 많다. 이런 경우 스마트워치를 착용하면 꾸준히 심장박동을 체크할 수 있다.

◆명승권 국립암센터 국제암대학원대학교 대학원장(가정의학과 전문의)

① 없다. 가족들에게도 영양제를 먹지 말라고 한다. 이유는 현재 99.9%의 건강기능식품이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의학적 근거가 없기 때문이다. 영양제 부정적인 효과에 대한 보고는 2007년 부터 본격적으로 나왔다. 미국의사협회저널(The Journal of the American Medical Association·JAMA)에 질적 수준이 높은 47편의 임상시험 결과를 메타 분석한 결과 비타민과 항산화제 등을 먹은 사람의 사망률이 오히려 5% 높은 것으로 나왔다. 통상 25∼30% 정도가 비타민을 복용하는 걸 감안하면 1∼2%라도 안 되는데 5% 높은 것은 심각한 문제다. 이런 이유는 명확하지 않지만 가설이 몇 가지 있다. 흡연, 자외선, 운동 부족, 음주 등 이런 생활습관이나 환경에 의해 우리 몸에 활성산소종 농도가 높아질 수 있다. 활성산소종은 정상적인 세포막이나 DNA로부터 전자를 뺏어서(산화적 스트레스) 해로움을 준다. 게다가 DNA가 전자를 뺏기고 산화가 되면 시간의 흐름에 따라 사멸되어야 한다는 정상 정보가 없어져 새로운 세포는 계속 생겨나는데 죽어야 할 세포가 안 죽게 된다. 10억개의 세포 정도가 보이면 우리 눈에 1㎝의 종양으로 보이는, 즉 암을 유발할 수 있다. 활성산소종이 우리 몸에 많아지면 암이나 심혈관 질환의 발생이 높아진다. 반대로 활성산소종을 죽일 수 있는 물질, 비타민·베타카로틴·셀레늄 등이 대표적인 항산화제다. 수십년간 나온 수백 편의 연구를 종합하면 과일과 채소를 많이 먹는 사람은 암, 심혈관 질환이 10∼30% 줄어드는 걸로 나온다. 과일·채소 안에 있는 천연 항산화제 덕분이다. 그러나 이를 멀티비타민이나 약의 형태로 먹으면 도움이 되느냐는 연구에서 결과는 반대로 나왔다. 활성산소가 나쁜 역할뿐 아니라 좋은 역할도 하기 때문이다. 활성산소는 우리 몸을 방어해 주는 면역에도 관여해서 외부 이물질이 들어왔을 때 이를 물리치는 역할도 하는데 항산화제 과용으로 활성산소가 극도로 낮아지면 방어 능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 첫 번째 추정이다. 두 번째는 우리가 음식으로 섭취하는 양이 사실 적지 않다는 것이다. 권장 섭취라는 개념은 80여년 전에 미국에서 제2차 대전 때 건강한 상위 2.5%에 해당하는 사람을 기준으로 만들어졌다. ‘섭취해야 된다고 믿는’ 양이 너무 과도한 것이다.

② 음식으로 자연 섭취할 수 있도록 신선한 과일을 선물한다.

④ 나이가 들면 고혈압, 당뇨, 이상지질혈증 위험이 높아지는데 이에 대한 관리가 중요하다. 특히 고혈압의 경우는 증상이 없다. 가격 부담도 상대적으로 덜한 만큼 혈압기 정도가 좋겠다.

최의근(왼쪽부터), 명승권, 이민우, 권순효

◆이민우 한림대성심병원 신경과(치매&뇌졸중) 교수

① 복합 비타민B계열을 하나 복용한다. 비타민 복합제 하나 정도만 복용해도 사실 추가적으로 영양제를 드실 필요는 없다. 적어도 우리나라에서 하루 세 끼 잘 챙겨드시는 분들은 더더욱 드실 필요가 없다. 개인적으로 가끔 음주를 하는 편이라 숙취없이 빠르게 일상에 복귀하기 위한 목적으로 복용 중이다.

③ 관절에 좋다는 콘드로이친, 뇌에 좋다는 뇌기능개선제, 심지어 들어보지도 못한 여러 종류의 영양제 문의가 많다. 대부분 불필요하다. 식이량 감소로 영양실조가 걱정이 될 경우 비타민 복합제, 그리고 경도인지장애 환자에서는 뇌기능 개선제(포스파티딜세린)를 써볼 수 있다고 설명한다. 그외에는 추천하지 않는다. 포스파티딜세린은 실제 경도인지장애 혹은 경도치매에서 도움이 될 수 있는 약제다. 그러나 예방 효과는 없는 만큼 정상 노화과정을 겪고 있는 중년·노년은 복용할 필요가 없다. 포스파티딜세린은 치매 약인 아리셉트(성분명 도네페질)과 동시 복용 시 효과가 더욱 높아진다. 아리셉트는 효과만큼이나 부작용도 큰 만큼 치매 진단 시에만 동시 복용으로 효과를 높인다. 현재 경도인지장애에서는 ‘적절한 약이 없으니 부작용이 없는 포스파티딜세린이라도 드시라’ 정도로 생각하면 된다.

④ 치매예방을 위해 가장 좋은 것은 운동습관, 식습관 개선, 그리고 고혈압을 비롯한 심뇌혈관 위험인자 조절이다. 부모님이 꾸준히 운동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정기검진으로 체크하는 게 좋은 선물이자 효도다.

◆권순효 강동경희대학교병원 피부과(피부 종양&미용) 교수

① 가을철 날씨가 선선해지면 건성습진이 급증한다. 대개는 고령에 평소 주기적으로 때를 밀면서 목욕 후 보습제를 사용하지 않는 환자에 발생한다. 피부는 나이가 들면서 수분을 보유할 수 있는 능력이 떨어진다. 그러나 ‘귀찮다’, ‘끈적거림이 싫다’ 등의 이유로 보습제를 사용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런 분들께는 감마리놀렌산을 추천한다. 다수 연구에서 건조한 피부가 특징인 아토피피부염 환자의 증상을 개선하는 효과가 입증됐다. 웰스킨 ‘히알부스터’는 이러한 감마리놀렌산에 더해 필러의 주성분인 히알루논산이 들어 있어 피부 노화를 억제하고 피부를 튼튼하게 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② 진료분야가 피부암이라 주로 장기간 햇빛에 노출돼 발생하는 피부 변화(피부광노화)를 가지고 내원하는 환자가 많다. 미세한 각질이 발생하는 붉은 반점이 있거나 실핏줄이 보이는 반점 등이 특징이다. 전체 피부암의 약 75%를 차지하는 기저세포암, 편평세포암은 이러한 광노화된 피부에서 주로 발생하기 때문에 이러한 분들께 비타민B3(니코틴아마이드, 나이아신아마이드)를 복용하도록 권한다. 비타민B3는 1년간 복용했을 때 피부암의 고위험군에서 피부암 발생을 25% 예방하는 효과가 있었다. 국내에서는 ‘신일니코틴아마이드 500㎎(파맥스코리아)’로 출시돼 구입 가능하다.

③ 홈케어피부기기는 미백, 주름, 탄력, 탈모 등을 목적으로 매우 많은 제품들이 시중에 나와 있지만 화장품과 비슷하다. 그 효과가 레이저 등 피부과 치료에 비해 유의하지 않고 학술적 근거가 충분하지 않아 추천하지 않는다.

④ 명절 기간 중년 여성들이 고된 노동을 하고 대상포진이 발병하여 피부과를 내원하는 경우가 많다. 대상포진은 신경절에 잠복하고 있던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가 활성화되어 신경통증을 동반한 피부의 수포를 만드는 질환이다. 컨디션 악화 등으로 인한 면역 저하가 바이러스 활성화의 원인이 된다. 피부 증상은 1∼2주 내로 사라지지지만 신경통은 찌릿찌릿한 느낌, 타는 느낌, 찌르는 느낌, 먹먹한 느낌 등으로 수주에서 수년 동안 지속될 수 있다. 대상포진은 50대부터 급증하는 만큼 부모님을 위한 예방 백신도 좋은 선물이 될 수 있다. 특히 싱그릭스(GSK)는 기존 대상포진 백신과 달리 높은 대상포진 예방 효과(97%)와 대상포진 후 신경통 예방 효과가 입증됐다.


정진수 기자 je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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