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부진에 따른 고금리·고물가에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및 중동정세 불안 등 대내외 여건이 악화되면서 부산지역 제조업체 대부분이 올해 목표실적을 달성하지 못할 것이란 우울한 전망이 나왔다.
부산상공회의소는 지역 250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2024년 4분기 부산지역 제조업 경기전망지수 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2024년 4분기 제조업 경기전망지수(BSI)는 ‘81’을 기록해 6분기 연속 경기부진 전망이 이어졌다. 이는 고금리·고물가, 수출둔화, 지정학적 리스크(위험) 등 불안정한 대내외 경영환경이 4분기에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기준치(100)를 하회한 것으로 보인다. 경기전망지수(BSI)는 기준치 ‘100’ 이상이면 경기 호전을, 미만이면 악화를 의미한다.
형태별로는 수출기업은 ‘98’, 내수기업은 ‘76’으로 나타났다. 가계부채 증가로 인한 소비위축과 내수부진 여파 등이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면서, 수출기업 대비 내수기업의 경기가 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또 올 초 계획한 목표실적 달성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조사기업의 52.0%가 ‘달성하지 못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이는 전년(47.6%)에 비해 4.4%포인트 증가한 것으로, 유가 및 원자재가격 변동과 금리인하 지연 등 경영환경에 부정적 요인들이 목표달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업종별로는 국제유가 하락과 합성고무 및 도료 수요가 증가한 화학·고무(115)와 친환경 선박 수요증가 및 조선업 호황에 힘입은 조선·기자재(100)를 제외한 전 업종에서 경기부진을 전망했다. 특히 신발(67), 의복·모피(67), 음식료품(60) 등 소비재 업종은 원자재가 상승과 물류비 증가, 소비심리 위축 등의 영향이 겹치면서 불황의 늪을 빠져나오지 못하는 모습이다. 또 전기·전자(95)는 인공지능(AI) 등 신산업 투자증가에 따른 3분기 실적 호조에도 불구하고, 수요둔화와 환율변동 등에 우려를 표하며 4분기 약보합을 전망했다.
경영부문별로도 매출(82)과 영업이익(83), 설비투자(90), 자금사정(90) 등 전 부문에 걸쳐 기준치를 하회하며 경기부진에 대한 우려를 내비쳤다. 최근 재 부각되고 있는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해서는 조사기업의 67.2%가 ‘큰 영향이 없다’고 응답했고, 일시적 실적저하(20.4%) 및 경쟁력 저하(9.2%) 등의 피해를 받는 기업들도 31.2%에 달했다. 피해유형으로는 환율변동 등 금융리스크(24.7%), 에너지 조달비용 증가(22.6%), 원자재수급(18.3%), 재고관리 및 물류비 증가(16.1%)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마지막으로 글로벌 지정학적 리스크 대비 여부를 묻는 질문에 응답기업의 60%가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실제 대비하고 있는 기업은 리스크 예측의 어려움과 신규 판로개척 문제 및 가용자금의 한계 등으로 인해 7.6%에 불과했다.
부산상공회의소 기업동향분석센터 관계자는 “내수부진 장기화와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해 지역 내 전·후방산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라며 “내수 진작뿐만 아니라 지역 기업들이 대내외 리스크에 대응할 수 있도록 신규판로개척 지원 등의 적극적인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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