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 성범죄자 조두순이 최근 이사한 새로운 주거지 주변에 경찰이 상시 순찰차를 배치하는 등 순찰을 강화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전국 어린이집과 유치원·초·중·고등학교의 절반가량은 반경 1㎞ 내 성범죄자가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백승아 의원이 여성가족부에서 받은 '반경 1㎞ 이내 신상정보공개 성범죄자가 거주하는 학교 현황'에 따르면 전국 어린이집 59%의 반경 1㎞ 내 성범죄자가 살고 있었다.
이 같은 비율은 유치원 51%, 초등학교 45%, 중학교 48%, 고등학교 53%로 집계됐다. 지역별로 보면 반경 1㎞ 내 성범죄가 사는 비율은 어린이집과 유치원, 초·중·고교 모두 서울이 가장 높았다. 특히 어린이집(83%)과 유치원(82%), 초등학교(82%)는 80%를 넘어섰고, 중학교와 고등학교도 각 79%에 달했다. 학교 10곳 중 8곳꼴로 반경 1㎞ 내 성범죄자가 사는 셈이다.
어린이집(76%)과 초등학교(73%)는 광주, 중학교(73%)와 고등학교(73%)는 부산이 뒤를 이었다. 학교급별 반경 1km 이내 성범죄자 최다 거주 인원수는 A어린이집 22명, B유치원 19명, C초등학교 19명, D중학교 20명, E고등학교 18명이었다.
백 의원은 “성범죄자가 출소 이후 학교 주변에서 거주하는 비율이 높아 피해자, 시민들의 불안이 더 커지고 있다”며 “학교와 학생, 시민의 안전이 최우선인 만큼 치안 당국의 각별한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주민 불안감이 가중되면서 재범 우려가 높거나 아동을 대상으로 한 고위험 성범죄자 거주지를 제한하는 등 개정안의 발의됐지만 법적 근거가 부재하다는 지적도 있다.
법무부에 따르면, 거주제한 검토가 필요한 고위험 성폭력 범죄자는 작년 말 기준 325명이다. 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이미 출소한 조두순·김근식·박병화 등에도 적용된다.
조두순은 지난 2008년 경기도 안산에서 당시 8세였던 여자아이를 납치해 성폭행해 신체를 훼손했다. 징역 12년형을 받은 조씨는 2020년 12월 형기를 마치고 출소했다. 김근식은 서울과 인천‧경기 등에서 미성년자 12명을 강제 추행하고 성폭행한 연쇄강간범이다. 박병화는 경기 수원에서 5년간 성인여성을 상대로 10차례에 걸친 성폭력 범죄를 저질렀다.
한편, 경기남부경찰청에 따르면 조씨는 출소 후 거주해온 안산시 단원구 와동 소재 다가구주택에서 인근 다른 다가구주택으로 이사했다. 새로운 집은 같은 와동에 있으며 종전 주거지에서 약 2㎞가량 떨어져 있다.
조씨는 기존 주거의 월세 계약 만료를 앞둔 관계로 이사를 결정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조씨 주거지 인근 순찰을 강화하고 종전 주거지 인근에 설치돼있던 특별치안센터를 새 주거지 근처로 옮기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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