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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은 떠났지만”… 500년간 마을 지켜온 군산 ‘하제마을 팽나무’, 천연기념물 지정

입력 : 2024-10-31 15:55:53 수정 : 2024-10-31 15:5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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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군산시 옥서면 선연리에 있는 ‘하제마을 팽나무’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됐다.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전북 군산시 옥서면 하제마을 팽나무. 문화재청 제공

국가유산청은 31일 오후 2시 하제마을 팽나무 앞에서 자연유산 지정 기념 행사를 개최하고 관리단체 지정서를 전달했다.

 

자연유산위원회 심의를 거쳐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하제마을 팽나무는  노거수의 역사적 가치와 우수한 규모, 아름다운 수형, 주민 생활과 밀접한 연관성을 지닌 마을 자연유산이라는 점 등을 높이 평가받았다.

 

이로써 군산 지역 천연기념물은 말도습곡구조(2009년), 산북동 공룡발자국 및 익룡발자국 화석산지(2014년)에 이어 3개로 늘어났다.

 

하제마을 팽나무는 높이 20m, 둘레 7.5m, 수관폭 18.2∼22.7m 크기의 거목이다. 지제부(줄기가 땅에 접한 부분)의 울퉁불퉁한 모양이 매우 독특하며, 약 3m 높이에서 큰 가지 두 줄기가 남북으로 넓고 균형있게 뻗어 있는 수형도 압권이다. 한국임업진흥원 측정 결과 수령은 540년가량으로, 수령을 실측한 팽나무 중 최고령이다.

천염기념물로 지정된 전북 군산시 하제마을 팽나무, 군산시 제공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전북 군산시 하제마을 천연기념물. 문화재청 제공

팽나무가 위치한 하제마을은 원래 섬이었으나, 일제강점기 때 간척으로 육지화되면서 급격히 변화한 곳이다. 한때 2000여명의 주민이 거주했고 마을에 항구가 생기고 기차가 들어서며 번성했다. 이 나무는 잎이 피는 상태에 따라 길흉을 점치는 ‘기상목(氣象木)’ 기능과 매립 전 바다의 배들이 떠내려가지 않도록 밧줄로 묶어뒀던 ‘계선주(繫船柱)’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1980년대 들어 군부대가 들어서고 새만금 개발로 주민이 이주하면서 마을이 사라졌다. 그럼에도 팽나무는 지금까지 500여년이 넘는 시간 동안 이곳에서 일어난 모든 일을 묵묵히 지켜보며 하제마을을 굳건히 지켜왔는데, 많은 환경적 변화에도 양호한 수형·수세를 유지하고 있다. 전북도는 2021년 6월 이를 도 기념물로 지정했다.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전북 군산시 하제마을 팽나무. 군산시 제공

한편, 국가유산청은 이날 부여 조선시대 지방 관아인 석성동헌 내삼문 오른쪽에 남아 있는 ‘부여 석성동헌 탱자나무’(높이 4.8m, 너비 6.8m)에 대해서도 천연기념물로 지정했다.


군산=김동욱 기자 kdw7636@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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