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7만5000달러 넘어 ‘최고가’
트럼프 親가상자산 정책 기대에 랠리
일각 “한국 코인 생태계 변화 가능성”
원·달러 환율 야간 1400.5원까지 상승
美 ‘레드 스윕’ 여파 强달러 지속 관측
증시도 출렁… 코스피 13P 하락 2563
미국 대통령선거 개표 결과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소식에 국내 금융시장은 빠르게 반응했다. 가상화폐 대장주 비트코인은 7만5000달러를 넘어서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고, 원·달러 환율은 야간 거래 들어 1400원을 넘어섰다.
6일 가상자산 중계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이날 오후 3시25분 기준 7만5361달러에 거래됐다. 지난 3월14일 최고가였던 7만3750달러를 약 8개월 만에 돌파했다. 국내 업비트에서는 1억382만원을 기록했다.
이날 가상자산 시가총액 2위 이더리움은 7.34% 뛰었고,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선거를 적극 도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띄우는 도지코인은 30% 폭등했다.
‘미국을 가상자산 수도로 만들겠다’는 공약을 내건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기대감이 영향을 미친 결과로 분석된다.
장경필 쟁글 리서치센터장은 “트럼프 후보가 당선돼 가상자산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고 친화적인 정책을 펼친다면 한국에서도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 도입 및 법인의 가상자산 투자 허용 등 정책 변화 가능성이 있다”며 “미국의 규제 완화로 글로벌 가상자산 기업의 활동이 왕성해지면 한국 생태계에도 긍정적 자극을 줘 새 프로젝트 유입과 정책 변화가 촉진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환율도 급등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4.6원 내린 1374.0원으로 출발했지만, 곧바로 상승 전환해 전날보다 17.6원 오른 1396.2원에 주간 거래(오후 3시30분 기준)를 마감했다. 이후 트럼프 당선인의 승리가 확정되면서 야간 거래에서 심리적 저항선인 1400원을 넘어섰다. 오후 8시20분 현재 1400.5원을 기록했는데,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넘은 것은 지난 4월16일 장중 1400.0원을 찍은 뒤 처음이다.
시장에선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고 공화당이 상·하원을 모두 장악하는 ‘레드 스윕’ 여파로 환율이 당분간 1400원대에서 수급 공방을 벌일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정희 KB국민은행 수석연구원은 “미국의 새 행정부는 보편적 관세(중국 외 국가에도 관세 부과)를 세게 할 것이므로 물가가 올라가고 기준금리 인하가 지연되며 달러가 강세를 보일 것”이라며 “내년 원·달러 환율 상단은 1400∼1410원을 보고 있다”고 내다봤다.
일각에서는 상단을 1420원까지 열어놔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는 등 당분간 강달러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7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높고, 이미 ‘트럼프 트레이드’(트럼프 당선에 베팅)가 환율에 반영된 만큼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확정으로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원·달러 환율은 당분 1400원선에서 등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국내외 금리는 전반적으로 상승 압박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주식시장은 ‘미국 중심주의’를 내세우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성향이 경제정책에 반영될 수 있다는 우려에 하락세를 보였다. 코스피는 이날 전장보다 15.02포인트(0.58%) 오른 2591.90으로 출발했으나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선거인단 확보에서 앞섰다는 소식에 하락 전환해 전장 대비 13.37포인트(0.52%) 내린 2563.51에 거래를 마쳤다. ‘트럼프 수혜주’로 분류되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7.04%), LIG넥스원(6.35%) 등 방산주는 줄줄이 52주 신고가를 경신한 반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수혜주’로 분류되는 LG에너지솔루션(-7.02%), POSCO홀딩스(-5.01%) 등 이차전지주와 한화솔루션(-8.22%), 씨에스윈드(-8.72%) 등 신재생에너지는 하락했다. 코스닥 지수도 전장보다 8.50포인트(1.13%) 내린 743.31에 장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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