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그레가 대표 제품인 ‘바나나맛 우유’ 단지 모양 용기의 국가등록문화유산 등재를 추진한다.
10일 빙그레에 따르면 가공우유 브랜드 바나나맛 우유의 용기를 국가등록문화유산으로 등재하기 위한 준비에 착수했다. 현재 자료수집 단계에 있으며 등재 신청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다.
국가등록문화유산은 건설·제작·형성된 지 50년 이상 된 근현대문화유산 중 보존·활용 조치가 필요한 것을 국가유산청이 문화유산위원회 심의를 거쳐 등록한다. 역사·문화·예술·사회·경제·종교·생활 등 각 분야에서 기념이 되거나 상징적 가치가 있어야 등재 요건을 갖춘다는 의미다.
바나나맛 우유는 1974년 출시돼 올해 50주년을 맞은 만큼 첫 번째 기간 조건은 맞춘 셈이다. 용기는 달항아리 모양을 본떠 만들었으며 출시 당시 고급 제품의 이미지를 표현하기 위해 이 같은 형태를 디자인했다고 알려졌다.
소재는 우유 용기로 자주 사용되던 기존 유리병·비닐팩 등과 차별화하기 위해 폴리스티렌 소재를 이용했다. 마실 때 내용물이 흐르지 않도록 입구 부분에 턱을 만들고, 바나나 원물의 노란색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 반투명으로 제작했다.
빙그레는 240㎖의 해당 용기를 제품 출시 후 50년간 유지해오고 있다. 이 용기는 ‘뚱바’(뚱뚱한 바나나우유)로 불리며 바나나맛 우유의 상징이 됐다. 빙그레는 2016년 바나나맛 우유 용기 모양을 상표권으로 등록하기도 했다. 지난 50년간 많은 사랑을 받으며 누적 판매개수 95억개를 돌파했다.
공산품이 국가등록문화유산에 오른 건 처음이 아니다. 앞서 현대자동차의 자동차 포니와 국내 최초의 세탁기인 금성 세탁기 등이 국가등록문화유산이 된 바 있다.
다만 판매 개수 등으로 국가유산 등재가 가능한 것인지에 대한 의문도 뒤따른다. 식품업계에선 농심 새우깡, 해태제과 연양갱 등 출시 연도가 더 빠른 제품들도 현재 여전히 높은 판매율을 보이며 대표 제품으로 활약 중이다.
빙그레는 문화적, 생활사적 유산이라는 점을 강조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인의 정서가 담긴 ‘달항아리’를 모티브로 기획됐다는 점도 앞세웠다. 바나나나맛 우유 제품 자체가 아니라 ‘용기’ 등재를 추진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올해 정부가 ‘문화재’라는 용어를 ‘국가유산’으로 바꾸면서 대상과 범위를 확대하기로 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빙그레는 올해 바나나맛 우유 50주년을 기념에 다양한 프로모션도 적극 진행 중이다. 지난 5월 ‘단지, 용기’ 에디션을 출시하고 8월엔 탁구 선수 신유빈을 모델로 발탁하기도 했다. 9월엔 국가유산청이 후원하고 창덕궁관리소가 주최하는 ‘K-헤리티지 아트전’에 협찬사로 참여, 바나나맛우유 용기의 모티브인 달항아리 작품을 전시하는 브랜드 컬래버레이션 공간을 선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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