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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불 난 포철… 인근 주민들 사고 불안감 호소

입력 : 2024-11-10 17:57:32 수정 : 2024-11-11 00:4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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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제철소 2년간 화재 8번

새벽 3파이넥스 공장 폭발음
높이 50m 초기 접근 어려움
5시간 만에 진화… 1명 경상

2023년에 이어 2024년 1·2·4월도 불
포스코 안전관리 도마에 올라

10일 새벽 경북 포항시 남구 포스코 포항제철소에서 강한 폭발음과 함께 대형 화재가 발생했다. 불은 5시간여 만에 완진됐으나 지난해부터 포항제철소에서 화재가 잇따르면서 시민들의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포스코의 안전관리 의식이 도마에 올랐다.

10일 오전 4시20분쯤 경북 포항시 남구 제철동 포스코 포항제철소에서 발생한 대형 화재로 연기가 하늘로 치솟고 있다. 불은 포항제철소 3파이넥스공장 타워에서 폭발과 함께 시작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 화재로 직원 한 명이 얼굴과 손등에 2도 화상을 입고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포항=연합뉴스

경북소방본부와 포항남부소방서, 포항남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4시22분 포스코 포항제철소 제3파이넥스 공장 타워에서 폭발과 함께 불이 났다. 이를 목격한 시민들은 형산강 맞은편 건물이 흔들릴 정도로 큰 폭발음이 세 차례 울렸다고 전했다. 한 해도동 주민은 “자다가 뭔가 울리는 듯한 소리에 깨서 밖을 보니 불꽃 같은 게 확 올라왔다”며 “‘쾅쾅’ 울리는 소리에 전쟁이 난 줄 알았다”고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불이 난 파이넥스 공장은 원료를 예비 처리하는 공정을 생략하고 철광석과 유연탄을 바로 사용해 용광로(고로)처럼 쇳물을 생산하는 설비로, 제철소 내 다른 용광로 설비처럼 규모가 크다. 3파이넥스는 아파트 22층 규모로, 발화지점은 3층 퉁구 1곳으로 추정된다. 소방당국은 전체 퉁구가 48개라고 설명했다.

 

화재 신고를 접수한 소방당국은 오전 4시50분쯤 대응 1단계를 발령하고 소방차 43대와 인력 120여명을 투입해 진화에 나섰다. 포스코 자체 소방서도 화재 초기부터 투입됐다. 3파이넥스 공장은 높이가 약 50m인 데다 불길이 거세 소방당국은 초기에 접근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소방당국은 다량의 물을 뿌려 불길을 제압한 뒤 오전 6시37분 초기 진화에 성공했다. 이후 9시20분쯤 완진했다. 이 불로 공장 내부에 있던 포스코 근로자 8명 중 직원 A(36)씨가 얼굴과 손등에 2도 화상을 입어 인근의 한 병원으로 이송됐고, 나머지 7명은 대피했다.

최근 2년간 포항제철소에서 화재가 빈발하고 있다. 올해 1월26일에는 포항제철소 내 선강지역 통신선에서 불이 나 10여분 만에 꺼졌다.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은 2월15일엔 석탄 운반 시설에서, 같은 달 29일엔 원료 이송용 컨베이어 벨트에서 각각 불이 났다. 올해 4월18일에는 포스코 COG(코크스 오븐 가스) 부스터 설비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지난해 12월21일에는 원료 저장고인 사일로에서 철광석을 옮기는 컨베이어 벨트에서, 같은 해 4월27일에는 3파이넥스 공장 인근 원료 이송용 컨베이어 벨트에서 불이 났다. 지난해 12월23일에는 2고로(용광로) 주변 전선에서 불이 나 정전이 발생하면서 2고로와 3고로, 4고로 가동이 한동안 중단되기도 했다.

 

포스코는 설비 가동이 일시 중단되자 제품 생산 공정에서 부산물로 발생하는 부생가스 농도가 높아져 폭발할 위험에 대비해 가스를 자동으로 태워서 밖으로 내보내는 일명 ‘방산작업’을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공장 주변이 검은 연기로 뒤덮이고 굴뚝에서 화염이 분출되자 시민 신고가 빗발치기도 했다.

10일 오전 4시 20분께 경북 포항시 남구 제철동 포스코 포항제철소에서 발생한 화재가 5시간 만인 9시 20분께 모두 꺼진 가운데 해양경찰이 포스코 주변 바다를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경찰은 화재 원인을 조사 중이다. 포항남부경찰서는 사고 현장을 보존한 뒤 화재 원인을 조사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식을 의뢰했다고 밝혔다. 국과수는 이르면 11일 화재 현장에서 감식을 진행할 예정이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감식 결과를 바탕으로 설비 이상이나 작업자 과실, 피해 내역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류득곤 포항남부소방서장은 “노후 설비를 업그레이드하기 위한 예산 투입이 시급하고, 계약방식도 저가낙찰보다는 관공서처럼 제한적 최저가를 도입해 덤핑계약을 없애야 화재를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포항=이영균 기자 lyg02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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