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고물가에 따른 내수부진 여파로 지난 2분기 20대와 40대 임금 일자리가 역대 최대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고령층 일자리가 늘어난 영향으로 전체 임금 일자리 수는 1년 전보다 25만개 이상 증가했다.
◆ 건설업, 도소매업 일자리 축소
통계청이 20일 발표한 ‘2분기 임금근로 일자리 동향’을 보면 지난 2분기 전체 임금근로 일자리는 1년 전보다 25만4000개 늘었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된 2020년 2분기(21만1000개) 이후 가장 작은 증가폭이다.
일자리는 근로자가 점유한 ‘고용 위치’로, 취업자와는 다른 개념이다. 예를 들어 주중에 회사를 다니고 주말에는 학원 강사를 한 경우 취업자는 1명이지만, 일자리는 2개로 집계된다.
일자리는 연령대별로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특히 30세 미만 일자리가 13만4000개 줄어 2017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대폭 감소했다. 20대 일자리는 2022년 4분기(-3만6000개) 이후 7개 분기 연속 감소세를 보이는 데다 폭도 커지고 있다. 40대도 5만6000개 줄면서 역대 최대 규모로 줄었다. 60대 이상(26만1000개), 50대(12만4000개), 30대(5만9000개)에서는 증가했다.
30대 미만 청년층과 40대 일자리 감소는 도소매업·건설업 등 내수 관련 업종 부진 때문으로 풀이된다. 도소매 일자리는 1년 전보다 5000개 늘며 전분기(1만5000개)보다 증가 폭이 축소됐다. 건설업 일자리는 3만1000개 줄며 3개 분기 연속 감소세가 이어졌다. 부동산업(-8000개)도 일자리가 5개 분기째 줄고 있다. 반면 보건·사회복지(13만개), 사업·임대(3만2000개) 등에서는 일자리가 늘었다. 일자리 비중이 가장 큰 제조업은 2만8000개 증가했다.
조직형태별로는 회사법인(12만4000개), 회사이외의 법인(12만개), 정부·비법인단체(2만8000개)에서 증가했으나 개인기업체(-1만8000개)에서는 감소했다.
전체 임금근로 일자리 중 지난해 2분기와 같은 근로자가 점유한 지속 일자리는 1494만1000개로 전체의 71.7%를 차지했다. 퇴직·이직 등으로 근로자가 대체된 일자리는 344만4000개(16.5%), 기업체가 새로 만들어지거나 사업이 확장돼 새로 생긴 신규 일자리는 245만4000개(11.8%)였다. 기업체가 없어지거나 사업이 축소돼 사라진 소멸 일자리는 219만9000개로 나타났다.
◆ 서학개미 역대 최대
서학개미(해외주식에 투자하는 개인투자자) 열풍에 올해 3분기 국내 거주자의 해외증권투자 잔액이 1조달러에 육박하며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해외증권투자 잔액은 통계 편제 이후 처음으로 외국인의 국내증권투자 잔액을 역전하기도 했다.
이날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4년 3분기 국제투자대조표(잠정)’에 따르면 3분기 말 기준 대외금융자산(대외투자)은 지난 2분기 말(2조3952억달러)보다 227억달러 증가한 2조5135억달러로,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대외금융자산 중 해외증권투자 잔액은 646억달러 불어난 9969억달러로, 1조달러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한은 박성곤 국외투자통계팀장은 “해외 주식과 채권 매수가 확대되고 보유 증권평가액이 상승했다”며 “매매 등 거래 요인과 가격(주가)변동·환율 등 비거래요인이 모두 큰 폭으로 늘었다”고 설명했다.
반면 외국인의 국내투자를 의미하는 대외금융부채는 1조5357억달러로, 전 분기 말(1조5367억달러)보다 11억달러 감소했다. 직접투자는 지분투자(+140억달러)를 중심으로 190억달러 늘었지만, 증권투자는 외국인의 지분증권 투자가 대폭 감소(-533억달러)하면서 전 분기 대비 267억달러 줄었다. 박 팀장은 “외국인 주식투자가 매도로 전환했고, 코스피가 7.3% 하락하는 등 국내 주가가 부진했던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이로써 외국인의 국내 증시 투자를 의미하는 증권투자 계정은 9575억달러로, 처음으로 거주자의 해외증권투자(9969억달러)에 역전됐다.
대외금융자산은 증가한 반면 대외금융부채가 감소하면서 순대외금융자산(대외금융자산-대외금융부채)은 9778억달러로, 전 분기 말(8585억달러)보다 1194억달러 증가했다. 지021년 3분기(1212억달러)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증가 폭이 컸다.
박 팀장은 “대외금융자산 잔액이 지난해 4분기부터 네 분기 연속 증가했다”며 “대외금융자산과 해외증권투자 증가 폭 또한 역대 두 번째 규모”라고 말했다.
◆ 비트코인 다시 최고가
비트코인이 20일 9만4000달러를 찍으면서 지난 14일 이후 6일 만에 최고가를 다시 썼다. 가상자산 중계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이날 오전 4시15분쯤 9만4002달러를 기록하며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다.
이번 비트코인 상승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이끌었다. 이날 트럼프 당선인이 지분 53%를 보유한 ‘트럼프 미디어 앤드 테크놀로지 그룹’이 미국의 가상자산거래소 백트 인수를 논의하고 있다는 파이낸셜타임스(FT)의 보도가 나오자 백트 주가와 비트코인 가격 모두 급등세를 보였다. 백트 주가는 이날 162.5% 급등했다.
트럼프 당선인이 친가상자산 인사인 하워드 러트닉 ‘캔터 피츠제럴드’ 최고경영자를 미국 상무부 장관으로 공식 지명한 것도 가상자산 시장에 호재가 됐다. 블랙록의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의 옵션 상품인 ‘IBIT’도 이날부터 거래가 시작됐는데 첫 거래 금액만 19억달러, 계약건수는 35만건을 돌파했다. 이중 비트코인 상승을 예측하는 콜옵션이 28만8700건으로 82%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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