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 예산 전액 삭감 가능성
시·의회 간 갈등 지속될 듯
최민호 세종시장의 역점사업인 ‘2026 세종 국제정원도시박람회’(조감도)가 끝내 무산됐다.
26일 세종시 등에 따르면 전날 열린 세종시의회 정례회 4차 본회의에는 국제정원도시박람회 조직위원회 출범을 위한 ‘세종문화관광재단 출연 동의안’이 상정되지 않았다. 시의회 상임위원회인 산업건설위원회가 동의안을 본회의에 부의하지 않기로 결정하면서다.
동의안은 내년도 본예산인 시비 65억3600만원과 국비 76억8800만원 등 142억2400만원을 문화관광재단에 출연하는 내용을 담았다. 원활한 정원박람회 추진을 위해 시는 조직위를 문화관광재단 소속으로 두고 운영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시의회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들의 반대로 본회의 문턱을 밟지도 못했다.
다음달 3일로 예정된 산업건설위의 내년도 본예산안 심사에서도 정원박람회 관련 예산은 모두 잘릴 것으로 보인다.
시 예산 편성이 최종 불발되면서 전액 삭감된 채 보류 중인 국비 역시 되살아날 명분이 사라졌다. 앞서 국회 상임위인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는 이달 14일 민생 예산 우선과 정원박람회 준비 부족, 지방비 미확보 등을 사유로 들며 국비를 전액 삭감했다. 정원박람회를 둘러싸고 3개월을 끌어온 여야 갈등은 결국 박람회 무산으로 귀결됐다.
앞서 지난 9월 말 민주당이 다수인 시의회가 올해 정원박람회 예산 14억원을 전액 삭감하자 최 시장은 ‘단식 농성’으로 반발했다. 민주당에서 정원박람회 개최시기가 2026년 지방선거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하자 시는 개최 시기를 그해 4월에서 9월로 늦추는 등 한 발 물러섰지만 이 역시 예산 부활로는 이어지지 못했다.
세종시와 시의회 간 갈등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최 시장은 시의회 상임위의 결정에 이렇다 할 입장을 밝히진 않았으나 ‘앞으로 집행부의 예산 편성권을 원칙대로 행사하겠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시의회 예산 심의 과정에서 일부 예산을 삭감한 뒤 다른 항목을 증액하는 방식으로 편성하는 이른바 ‘의원 재량 사업비’를 전면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최 시장은 이날 국회를 찾아 정원박람회 원안 통과 등 세종시 현안 사업에 대한 내년도 국비 확보 등을 요청했다. 최 시장은 “국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는 날까지 지역을 위해 1원 한 푼이라도 추가로 반영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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