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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취해 운전석에서 잠들었다가 3m 전진…"면허취소 억울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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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4-11-30 17:54:31 수정 : 2024-11-30 17:5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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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에 취해 운전석에서 잠이 들었다가 시동 걸린 차량이 3m가량 전진해 '면허 취소' 처분을 받은 남성이 억울함을 호소했다.

 

29일 유튜브 채널 '한문철TV'에 따르면, 차주 A씨는 지난 7월 29일 회사 직원들과 술을 마신 후 오전 4시 45분께 대리기사를 부르고 운전석에 올랐다.

 

A씨는 "당시 술이 많이 취해 기억은 나지 않지만, 너무 더워서 운전석으로 향해 시동을 걸고 에어컨을 켠 것 같다"며 "약 6~7분 뒤 대리기사한테 전화가 왔는데 잠들어서 받지 못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사진=뉴시스, 유튜브 채널 '한문철TV' 캡처

그런데 약 30분 뒤 A씨의 차가 슬금슬금 전진하면서 길가에 세워진 화단 2개를 차례로 들이받은 뒤 정차했다. 이후 A씨의 차 비상등이 약 1분간 켜졌다가 꺼지기도 했다.

 

목격자의 신고를 받고 오전 7시 30분께 출동한 경찰은 A씨를 깨워 사고 경위를 확인한 뒤 음주 측정을 실시했다. 당시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154%로 면허 취소 수준이었다.

 

A씨는 "저는 경찰이 출동할 때까지도 사고 인지를 못 한 상황에서 잠자고 있었다"며 "결국 음주 운전으로 벌금 800만원 처분을 받았다. 변호사를 선임해서 무죄를 다퉜으나 패소했다"고 토로했다.

 

재판부는 "사고 발생 직전 피고인의 물리적인 조작에 의해 시동이 걸려 있던 차의 기어가 주차(P) 내지 중립(N) 상태에서 주행(D) 상태로 변경돼 있었다"며 "승용차에 충돌사고 방지를 위한 자동제어 시스템의 일종인 '전방 충돌 방지 보조' 기능이 탑재돼 있긴 했으나 위 기능이 작동하더라도 차의 비상등이 자동으로 점등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된다"고 판단했다.

 

이어 "승용차는 이동 개시 직후 전방에 있던 화단을 들이받고서도 바로 멈추지 않고 이를 밀어내면서 계속 전진하다가 그 앞의 다른 화단 등 장애물을 연이어 충격한 후에야 비로소 정차했다"며 "이러한 사고 발생 후 일련의 조치가 운전자인 피고인의 개입 없이 차의 자동제어 시스템에 의해서만 이루어진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봤다.

 

A씨는 "저는 주류업계 종사자로서 회사에서 대리운전과 협약을 맺어 언제든 대리기사를 부를 수 있는 상황이고, 정말 운전하지 않았다"며 "이번 패소로 인해 10년 다니던 회사를 사직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이에 한문철 변호사는 "항소심에서 충돌 방지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기보다 '대리 기사를 기다리다가 더워서 에어컨을 켜고 잠들었는데, 잠결에 뒤척이다가 어떻게 된 건지 알 수 없다. 내 의도로 그런 게 아니라 꿈결에 그런 것'이라고 주장하라"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비상등도 왜 켜져 있는지 모른다고, 기억 안 난다고 해라. 항소심에서 이게 받아들여질지 가능성은 반반이다. 내 의도로 조작한 게 아니고 꿈결에 그런 거라고 판단하면, 무죄가 나올 수 있으니 관련 판결을 찾아봐라"고 덧붙였다.

 

한 변호사는 "이런 상황을 대비해서 대리 기사를 부른 뒤, 에어컨을 켜더라도 운전석에 앉지 말고 조수석에 앉아라"고 당부했다.

 

이를 본 누리꾼들은 "잠결이든 고의든 음주운전은 음주운전이다" "화단이 아니라 사람이었더라도 무죄 주장할 거냐" "변호사 입장에서는 제보자를 위한 조언을 해주는 게 당연하겠지만, 제3자 입장에서는 음주운전으로 처벌받는 게 합당해 보인다" "법정에서 거짓말은 안 된다" "술 먹고 블랙아웃 올 정도면 술부터 끊어야 한다" "술에 기대어 책임을 회피하는 것은 변명에 불과하다" "더워서 시동거는 건 이해하나 에어컨을 켰으면 뒷자리로 가야 했다" "그나마 화단이니까 다행이지 사람과 충돌했으면 더 큰 사고 날 뻔했다" 등의 비난을 쏟아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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