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이 10만달러를 돌파하며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채굴기업들은 막상 수익 전망 악화에 경영변화 압박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4월 비트코인 반감기로 인해 채굴량이 이전 대비 절반으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2일(현지시간) 행동주의 펀드 ‘스타보드 밸류’가 최근 투자한 비트코인 채굴업체 라이엇 플랫폼스 경영진에 일부 코인 채굴시설의 데이터센터 전환을 촉구했다고 전했다. 라이엇 플랫폼스는 시가총액이 39억달러에 달하는 대규모 비트코인 채굴업체다. 지난 4월 이후 이달 초까지 채굴한 비트코인만 3600개에 달한다.
비트코인 채굴을 위해서는 복잡한 수학문제를 풀기위한 그래픽처리장치(GPU) 등 고성능컴퓨팅(HPC) 인프라와 대규모 전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지난 4월20일 비트코인 반감기가 도래하면서 채굴량이 이전보다 줄어 채굴업체의 수익 전망은 악화됐다. 세계 최대 비트코인 채굴업체로 꼽히는 파운드리는 수익 악화에 최근 전체 직원의 27%를 감축하는 조치에 나섰다.
최근 인공지능(AI) 수요 증가로 역시 GPU와 대규모 전력이 중요한 데이터센터의 필요성이 커진 점도 채굴업체가 사업 변화에 나선 계기가 됐다. 비트코인 채굴업체 코어사이언티픽은 AI 클라우드 기업인 코어위브에 시설을 임대하는 계약을 체결하면서 채굴과 AI 데이터 사업을 병행하는 길을 택했다.
하지만 비트코인 가격이 여전히 우상향 추세를 유지하고 있는 만큼 채굴기업의 수익성은 계속 나아질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반감기가 비트코인 공급을 줄여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고,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친 가상자산 정책을 예고한 만큼 채굴 관련 규제도 완화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있다.
홍성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반감기 직전 분기인 1분기 비트코인 평균 가격은 5만4000달러였지만 비트코인의 현재 가격은 당시 가격의 2배에 도달해 반감기가 수익성에 끼친 악영향이 이미 대부분 상쇄됐다”며 “묵묵히 비트코인 채굴에 전념하고 있는 클린스파크 같은 채굴기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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