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탄핵소추안 가결을 실시간으로 보도했던 주요 외신들은 성숙한 민주주의를 보여준 한국 국민들의 ‘응원봉’ 시위 문화를 집중 조명했다.
과거 ‘촛불 시위’로 세계를 놀라게 한 한국 국민들이 이번엔 ‘응원봉’으로 축제 같은 새로운 시위 문화를 보여줬다며, 특히 20~30대 젊은층이 주도했고 이것은 한국 민주주의 미래의 희망을 보여준다고 호평했다.
AP통신은 14일(현지시각) ‘K-Pop 응원봉이 한국 대통령 탄핵을 촉발한 시위를 장악했다’ 제하의 기사에서 “이번 달 충격적인 계엄령 선포 이후 윤석열 대통령 축출을 요구하는 시위에 K팝 응원봉, 크리스마스 조명, 심지어 산타클로스 복장까지 등장했다”며 “윤 대통령의 짧게 끝난 12.3 (계엄)령은 대규모 시위를 촉발했고 독특한 시위 문화가 주목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AP는 “젊은 시위대는 전통적으로 음악 콘서트에서나 볼 수 있었던 K팝 응원봉을 들고 거리를 점령해 반대 목소리를 높이며 정치 시위의 새로운 트렌드를 시작했다”면서 “평소 은행가들로 가득했던 국회의사당 앞 여의도 금융가가 빛의 바다로 변모하는 광경을 볼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20~30대로 보이는 많은 사람들은 크리스마스 장식과 산타 복장, 형형색색의 야광봉, LED 촛불로 옷을 장식했다”며 “노동조합과 정당의 정치인과 대표들이 집회 선두에 서서 연설하고 이끌며 시위를 주도했지만, 이번 시위는 이전과 달리 응원봉과 케이팝을 앞세운 젊은이들이 이끌었다”고 평가했다.
AP는 응원봉을 들거나 불빛이 나오는 안경을 쓴 시민들, 산타클로스 복장을 하거나 인형탈을 쓴 시민들이 ‘내란수괴 윤석열 즉각 탄핵’ ‘윤석열 퇴진’ 등의 손팻말을 든 사진 여러 장도 함께 게시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계엄령 계략으로 탄핵된 윤석열 한국 대통령’ 제하 보도에서 “아이를 동반한 부모나 연인, 노인 주민 단체, 다양한 연령대의 시민들이 노래를 부르고 응원봉을 흔드는 등 시위는 정치 시위가 아니나 K팝 콘서트처럼 느껴졌다”고 보도했다.
WP는 “탄핵 촉구 집회에 모인 군중들은 최근 몇 년간 전형적인 정치 시위보다 젊어졌다. 10대 후반과 20대 한국인들은 케이팝 콘서트에서 응원봉을 가져와 나이 든 한국인들과 함께 조국의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일어섰다”고 호평했다.
BBC는 “수많은 반(反)윤 시위대는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토요일 저녁 국회 밖에서 노래를 부르며 축하했다”며 “매서운 추위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사람들이 국회 밖에 모였고 군중들은 이번 투표를 민주주의의 승리로 칭송하며 윤 대통령의 영구 퇴진을 위한 결의를 다졌다”고 전했다.
가디언은 “투표 결과가 발표되자 국회 밖에선 혹독한 추위를 견디며 모여든 군중들이 환호성을 질렀다”며 “많은 한국의 젊은이들은 춤 추고, 노래하고, 포용하고, 저항의 상징이 된 K팝 응원봉을 흔들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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