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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대출 조이자 월세 '고공행진'…전세의 월세화 '가속'

입력 : 2024-12-16 07:00:20 수정 : 2024-12-16 07: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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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시장에 전세 물량이 줄고 월세가 급증하는 '전세의 월세화' 현상이 가속화하고 있다. 이는 금융당국의 전세 대출 규제 강화와 비아파트 공급 감소 등의 영향인 것으로 풀이된다.

 

16일 KB부동산 월간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월세 지수는 전월 대비 1.4p(포인트) 상승한 119.3을 기록했다. 이는 KB부동산이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15년 12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지난해 11월(111.6)과 비교하면 무려 7.7p 올랐다.

 

지난 1년간 서울 아파트 월세지수는 한동안 상승이 주춤했다. 올해 1월 112.1에서 2월 112로 소폭 낮아졌다가 3월(112.6)부터 다시 상승하기 시작해 ▲6월 113.6 ▲7월 114.7 ▲8월 116.1 등 올해 하반기 들어 급등하기 시작했다.

 

수도권 아파트 월세지수 역시 120.6으로 1년 전(113.9) 대비 6.7p 오르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KB부동산 월세지수 집계는 중형(전용면적 95.86㎡) 이하 아파트를 대상으로 한다.

 

서울 아파트 전·월세 거래에서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도 커지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을 보면 지난 13일 기준 11월 아파트 전월세 거래에서 월세 비중은 44.1%로 10월(41.2%)보다 상승했다.

 

이는 금융당국이 지난 8월부터 전세를 끼고 아파트를 매입하는 갭투자를 차단하기 위해 조건부 전세자금 대출을 중단하는 내용의 가계대출 규제를 발표한 데 이어, 9월 시행된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 규제로 전세자금 대출 한도가 줄어든 영향으로 풀이된다.

 

실제 부동산 시장에서는 월 1000만 원이 넘는 초고가 월세 거래도 이어지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11월 기준) 서울에서 1000만원 이상 초고가 월세 거래는 총 157건으로 집계됐다. 2000만원 넘는 월세 거래도 22건에 달한다.

 

단지별로 보면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 84㎡는 지난 10월 보증금 1억원, 월세 300만원에 계약이 이뤄졌다. 지난해 말 보증금 1억원 기준 월세가 200만~210만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1년 만에 약 30% 상승한 것이다. 강남구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 전용 84㎡ 역시 올해 11월 보증금 8억원, 월세 510만원에 계약됐다. 지난해 11월 보증금 8억원, 월세 310만원에 거래된 것을 감안하면 큰 폭으로 오른 것이다.

 

여기에 전세 사기의 여파로 비아파트 공급이 끊기고, 정국 혼란에 따른 시장 불확실성으로 인해 아파트 매매 거래도 관망세를 이어가면서 거주 수요가 월세나 반전세로 전환되고 있는 점도 향후 아파트 월세 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국토부 10월 주택통계에 따르면 10월까지 비아파트 인허가는 3만430가구, 착공은 2만8501가구로 착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0.0%, 21.2% 줄어들었다. 비아파트 입주 역시 누적 3만5169가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7.1% 감소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빌라 전세사기 여파로 세입자들이 생존 본능에서 전세보다 월세를 찾는 데다 대출 규제까지 겹쳐 월세 수요가 증가하면서 월세가 오르고 있다"며 "비아파트에서 더 빠른 속도로 월세화가 진행되고 그 이후 아파트의 월세화가 진행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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