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 잇단 공문에 ‘묵묵부답’
경호처 “적법 절차에 따라 조치”
尹 체포 재시도해도 ‘저지’ 입장
박종준 등 경찰 출석 요구 불응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 유효 기간을 하루 앞둔 5일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은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침묵을 지켰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는 전날 “최 권한대행에게 대통령경호처에 대한 협조 지휘를 재차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했다”고 밝혔다. 지난 1일에 이어 두 번째로 도움을 요청한 것이지만 최 권한대행은 이에 대해 뚜렷한 언급을 내놓지 않았다. 최 권한대행은 공수처가 처음 체포영장 집행을 시도했던 지난 3일 “법과 원칙에 따라 관계기관이 잘 처리하길 바란다”고 했을 뿐 체포영장 집행을 둘러싸고 정치권을 넘어 전사회적으로 번지는 갈등에는 침묵으로 일관해왔다.
공수처가 체포영장 재집행 시도와 구속영장 청구 사이에서 고심을 이어가는 가운데 최 권한대행은 신중한 태도를 고수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통령 권한을 위임받은 최 권한대행에게 현재 경호처에 대한 지휘권이 있다고 보는 시각이 보편적이지만, 최 권한대행은 법적 논란이 완전하게 해소되지 않는 한 경호처 업무에 개입하지 않고 기존과 같이 작동하도록 둬야 한다는 취지의 의견을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경호처는 윤 대통령에 대한 영장 집행 재시도가 이뤄질 경우 또다시 막아설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경호처는 이날 “적법한 절차에 따라 대통령 경호 조치를 할 것”이라고 밝혔는데, 이는 지난 3일 영장 집행 시도 당시 “법과 원칙에 따라 경호대상자에 대한 경호 임무에 만전을 기하겠다”는 입장과 별다른 차이가 없다.
박종준 대통령경호처장과 김성훈 경호차장은 전날 경찰의 출석 요구에도 응하지 않았다. 경호처는 언론공지를 통해 소환 거부 이유에 대해 “현재는 대통령 경호업무와 관련해 엄중한 시기로 대통령 경호처장과 차장은 한시도 자리를 비울 수 없는 만큼 추후 가능한 시기에 조사에 응하기 위해 경찰과 협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체포영장 집행을 방해한 두 사람을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입건하고 박 처장은 7일까지, 김 차장에게는 8일까지 출석하라는 내용의 2차 출석 요구서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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