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전세보증 사고 4.5조 역대 최고

급등기 전세계약 끝나 감소 추세
영업적자 HUG 자본금 확충 필요

집주인이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해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대신 내어줘야 하는 금액이 지난해 4조5000억원에 달했다. 역대 최고치 기록이다.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주택 밀집지역 모습. 뉴시스

16일 HUG에 따르면 지난해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사고액은 4조4896억원, 사고 건수는 2만941건이다. 전년 사고액 4조3347억원보다 3.6%(1549억원) 증가했다.

보증사고 규모는 2021년 5790억원, 2022년 1조1726억원에서 2023년부터는 4조원대로 급격히 늘었다. 집값과 전셋값이 고점이었던 2021년 전후로 맺어진 전세 계약 만기가 돌아온 상황에서 전셋값이 하락하자 빌라 갭투자를 한 집주인들이 대거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해 벌어진 일이다.

전세 보증사고를 당한 세입자에게 지난해 HUG가 내어준 돈(대위변제액)도 3조9948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다. 전년(3조5545억원)보다 4403억원(12.4%) 늘었다. 다만 부동산가격 급등기 전세계약이 끝나면서 월별 전세보증 사고 규모는 줄어드는 추세다. 지난해 8월 3496억원에서 9월 3064억원, 10월 2913억원, 11월 2298억원으로 감소했다. 12월 사고액은 2309억원이다.

HUG는 올해부터는 전세보증 사고액이 눈에 띄게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상반기 만료되는 전세 계약은 전셋값이 꺾인 2023년 상반기 계약분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2023년 5월부터 HUG 보증 가입을 허용하는 전세가율(집값 대비 전세가 비율)을 100%에서 90%로 조정해 깡통전세를 걸러내기도 했다.

그럼에도 당분간 HUG의 대규모 영업손실이 불가피하며, 이에 정부의 자본금 확충이 필요한 상황이다. 정부가 HUG에 출자한 금액은 2021년부터 4년간 5조4739억원에 이른다. 정부는 올해에도 부동산·건설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기 위해 HUG 자본을 확충, 30조원 이상의 공적 보증을 제공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복진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