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미 교도소 운영비 절감을 위해 자국 상습범들을 위한 해외 유배지를 개척하자는 아이디어를 내놨다.
NBC방송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마이애미에서 열린 공화당 연방하원 컨퍼런스에서 “여러 번 체포된 상습 범죄자라면 우리나라에서 쫓아내고 싶다”며 “우리는 그들을 외국으로 데려가서 아주 적은 비용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승인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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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연방정부가 “막대한 비용이 드는” 교도소 운영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트럼프 행정부는 연방 예산 삭감을 추진 중이며, 억만장자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이끄는 정부효율부(DOGE)는 계약 및 임대료 삭감 등을 통해 정부 지출에서 5억6000만달러(약 8106억원) 이상을 절약했다고 자랑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죄수 수출’ 아이디어가 취임하자마자 추진 중인 불법 체류 이민자 추방과는 별개의 것이라며, 이를 위해서는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가 죄수 수출 방안을 떠올린 직접적인 계기가 뭔지는 알 수 없지만, 그는 폭력 범죄자들이 “30번, 35번, 41번, 42번 체포된 뒤에도” 다시 범죄를 저지를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하철이 진입 중인 선로에 사람들을 밀어넣거나 야구 배트로 머리를 때리는 행위, 노부인의 얼굴을 주먹으로 때려 의식을 잃게 한 뒤 지갑을 훔치는 것 등 “악랄한 범죄 혐의”에 대해 언급한 뒤 “미국인 범죄자들을 ‘잠시’ 다른 곳에서 살도록 하면 범죄가 사라질 것이라고 믿는다. 다른 나라들은 이미 그렇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가을 심각한 교도소 부족을 겪는 영국이 에스토니아로 죄수를 이송해 수감하는 방안을 검토했던 사실을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에스토니아는 낮은 범죄율로 교도소 절반가량이 비어 있는 상태이고, 과거 노르웨이와 벨기에가 교도소 과밀 해소를 위해 네덜란드 교도소를 빌려 쓴 적이 있다.
NBC는 트럼프 대통령의 제안이 ‘현대판 죄수 유배지’를 연상시킨다면서, 영국이 18세기 초 죄수들을 당시 식민지였던 미국으로 보냈었다고 전했다. 이는 미국이 영국으로부터 독립하면서 끝이 났고 영국은 호주를 대체지로 삼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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