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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학원비라도 낼 수 있었으면”… 임금 체불에 속 타는 아빠들 [수민이가 응원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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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2-07 18:11:05 수정 : 2025-02-07 18: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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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고3 수험생인 아들 학원비라도 제때 내면 좋겠습니다.”

 

충남의 한 건설사 하청업체에 다니는 김모(48)씨는 하루하루 속이 타들어 간다. 지난 2년 간 임금이 계속 밀려 정상적인 가정생활을 할 수 없어서다. 최근 두 달 간은 임금을 한 푼도 받지 못했다고 한다. 김씨는 “지난해 임금도 다 못받고 새해를 맞이했다”며 “올해는 좀 나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는데 회사측은 ‘경기가 안좋다’ ‘조금만 기다려 달라’는 말만 되풀이 한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부모는 안 먹고 안 입을 수 있는데 하나 밖에 없는 아들 공부나 제대로 시켰으면 좋겠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임금 체불 문제는 비단 김씨 만의 일이 아니다.

 

지난 2024년 임금체불액이 2조448억원으로 사상 처음으로 2조원을 넘었다. 게티이미지뱅크

지난해 임금체불액이 2조448억원으로 사상 처음으로 2조원을 넘었다. 건설업 등 경기 위축에 더해 임금 총액 자체가 늘어난 점이 영향을 미쳤다.

 

7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누적 임금체불 발생액은 2조448억 원으로 전년도 1조7845억 원보다 14.6% 증가했다.

 

임금 체불액은 2020년 1조5830억원을 기록한 뒤 코로나19 시기인 2021·2022년 1조3000억원대로 감소했으나 2023년 다시 증가하며 역대 최고액을 기록했다.

 

직장인 10명 중 4명은 임금체불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연합뉴스

작년 임금체불 피해 근로자는 28만3212명으로 2023년(27만5432명)보다 2.8% 늘었다. 청산율은 81.7%로, 전년(79.1%) 대비 2.6%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코로나19 시기인 2021년·2022년을 제외하면 가장 높은 청산율이다.

 

청산액 또한 1조 6697억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노동부는 임금 체불 증가의 원인으로 ▲건설업 등 경기 위축 ▲일부 기업의 대규모 집단체불 ▲경제 규모 확대에 따른 임금 총액 증가 ▲안이한 사회적 인식 등을 꼽았다.

 

노동부는 올해 임금체불로 고통 받는 근로자를 줄이고, 체불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을 높이기 위해 ‘임금체불 집중 관리 방안’을 전 지방고용노동관서와 함께 시행할 계획이다.

 

상습 체불 사업주에 대한 신용 제재와 정부 지원 제한 등 제재를 강화하는 내용의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오는 10월 23일 시행된다.

 

지난 2024년 임금체불액이 2조448억원으로 사상 처음으로 2조원을 넘었다. 게티이미지뱅크

한편 직장인 10명 중 4명은 임금 체불을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시민단체 직장갑질119가 최근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금 체불 설문조사 결과, 39.4%는 ‘임금 체불을 경험한 적 있다’고 했다. 받지 못한 임금 종류는 기본급(27.8%), 연장·야간·휴일 근무수당(27.0%) 순이었다.

 

응답자 중 69.9%는 ‘임금 체불 문제가 심각하다’고 했다. 임금을 떼이고도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이유로는 ‘인사 불이익에 대한 우려’가 38%로 가장 많았다. ‘대응해도 체불 임금을 받지 못할 것 같아서’(27.8%), ‘신고 등 대응 방법을 몰라서’(16.5%)가 뒤를 이었다.


김기환 기자 kk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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