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를 탄 아이가
재빠르게
벚꽃 속으로 들어갔다
봄으로 들어간 아이는
저 여름으로 내달렸다
노인이 자전거를 끌고
천천히
벚꽃 속으로 들어갔다
봄으로 들어간 노인은
꽃비를 맞으며
오래 서 있었다
-시집 ‘나를 아껴준 당신에게’(북인) 수록
●임후남
△2011년 ‘시현실’ 신인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 시집 ‘내 몸에 길 하나 생긴 후’, ‘전화번호를 세탁소에 맡기다’ 등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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